쪽방촌 주민 ‘배급줄’ 안 서도록···생필품 스토어 ‘온기창고’ 동자동 개소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주민을 위한 생필품 상점이 문을 연다. 줄을 서서 배급받는 형식이 아닌 필요한 식품과 소모품 등을 가게에서 구매하듯 이용할 수 있게 만든 공간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방식의 동자동 ‘온기창고’를 오는 8월1일부터 운영한다고 20일 밝혔다. 창고는 앞으로 3년간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후원하는 월 1000만원 상당의 물품으로 채워진다.
주 3회(월·수·금) 운영되는 온기창고는 일반 편의점 같은 모습이다. 내부는 대형 냉장고와 냉동고가 비치되고 식료품과 생필품이 품목별로 진열된다. 편의점 POS(전자식 금전등록기)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과일이나 두부 등 적은 용량의 신선식품도 넉넉히 갖춰 이용객들이 필요한 영양소를 따져 식품을 가져갈 수 있도록 운영된다.
온기창고는 사회복무요원 1명, 공공일자리로 참여하는 주민 2명이 운영을 맡는다.
그동안 쪽방촌에 기부된 후원 물품은 정해진 날짜에 주민들에게 선착순 방식으로 배부됐다. 물건을 보관할 마땅한 공간이 없어 한꺼번에 재고를 소진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주민들은 이른 시간부터 긴 줄을 서서 필요한 물품을 받아 가야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런 물품 수령 방식이 주민들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등 존엄을 훼손하고, 줄서기 경쟁에 불리한 노약자나 거동 불편자들은 불이익을 겪게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며 “주민들이 물품을 나르고 배분하는 일에 동원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온기창고는 서울역 쪽방상담소 회원으로 등록하면 발급되는 적립금 카드로 일반 가게처럼 이용할 수 있다. 월 10만점 적립금에 해당하는 물품을 온기창고에서 구매하면 된다.
창고에는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도 조성되고 수익금은 온기창고 운영에 활용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온기창고 운영 실적에 따라 문을 여는 요일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도 온기창고를 열 계획이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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