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보다 심해”… 제주 ‘드라이브스루’에 칼 뺐다

공항·종합병원보다 교통 혼잡 더 유발해
전국 최초로 ‘교통유발부담금’ 규제 강화
기존 면적 1000㎡서 500㎡로 대폭 확대
“면적 관계없이 유발금 부과토록 추진 중”

드라이브스루.[자료=연합뉴스]

제주국제공항보다 교통 혼잡을 더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온 승차구매점(드라이브스루)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19일 ‘도시교통정비 촉진에 관한 조례’에 대한 일부개정 조례안을 입법예고하고, 다음 달 9일까지 의견을 받고 있다. 이번 조례안의 주요 내용은 층별 바닥면적 합계가 1000㎡ 이상일 때만 드라이브스루 교통유발부담금을 500㎡ 이상으로 강화하는 것이다. 교통유발부담금은 교통 혼잡을 유발하는 시설물에 대해 부과하는 경제적 부담을 말한다.

이번 조치는 드라이브스루가 극심한 교통 혼잡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뤄졌다. 실제 지난달 제주도가 공개한 ‘2022년 교통유발부담금 제도 개선 기초조사 연구’에 따르면 드라이브스루의 교통유발계수는 3.32로 공항(2.28)과 4성급 이상 호텔(2.23), 종합병원(2.08)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유발계수는 특정 시설이 유발시키는 교통량을 반영, 혼잡도를 계산한 수치다.

이번 조치로 기존 2곳에 불과했던 교통유발부담금 부과 업소는 10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업소당 연간 부과액은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70만원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20일 현재 제주에 존재하는 드라이브스루 업소는 34곳인데, 이 가운데 스타벅스가 5곳으로 가장 많았다.

제주도 관계자는 “법이 허용하는 최대치로 드라이브스루 업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전국에서는 제주가 최초”라며 “향후 최소 면적과 관계없이 교통유발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정부 부처에 법 재겅을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제주에서는 4358곳에 대해 교통유발부담금 약 51억원을 부과했다. 가장 많은 부담금을 낸 시설은 제주공항 2억7661만7000원이었고, 제주드림타워(2억6416만9000원), 제주대학교병원(1억3542만6000원)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