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못 낸 승객 배려한 버스기사 송재일씨..."승객의 음료박스·손편지 선물받아"
장영준 기자 2023. 7. 20. 13:59
서울시 시내버스를 모는 버스기사 송재일 씨는 최근 잊지 못할 따뜻한 경험을 했습니다.
한 승객을 향한 그의 배려가 기대하지 않았던 감동으로 되돌아왔기 때문입니다.
송씨는 평일 출근 시간대 4212번 버스를 몰고 있습니다. 지난주 어느날 오전 송씨는 버스를 몰다 강남구 신사동의 한 정류장에서 30대 여성 승객 A씨를 버스에서 마주했습니다.
버스 요금결제기 앞에 선 A씨. 갑자기 발을 동동거리며 어찔할 줄 몰라 했습니다.
알고 보니 버스비를 낼 카드를 어딘가에 놓고 그냥 버스에 오른 것이었습니다. 어쩔 줄 모르는 A씨에게 송씨는 "괜찮아요. 타세요"라고 말했습니다. 망설이며 내리려고 하는 A씨에게 송씨는 다시 한번 "괜찮아요"라며 탑승을 권했습니다. 송씨의 배려에 A씨는 "감사합니다"라며 버스에 올라탔다고 합니다.
원칙대로라면 기사 송씨가 승객에 하차를 요구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송씨는 버스요금 때문에 승객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합니다.
송씨는 JTBC 취재진에 "버스를 놓쳐서 출근 시간에 늦으면 안 되지 않겠나 싶었어요. 그래서 타라고 말씀드렸죠"라고 말했습니다.
작은 배려가 있고 난 며칠 뒤.
송씨가 다니는 시내버스 회사에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송씨가 배려를 해줬던 승객 A씨가 회사 직원 수에 맞춰 음료 10박스(300개)를 선물한 겁니다. 승객 A씨는 버스비도 버스회사에 입금했습니다.
승객 A씨는 이와 함께 배려에 감사드린다는 짤막한 손편지도 보냈습니다.
송재일 씨는 "작은 일을 했던 것 뿐인데 그런 선물을 받으니 고마웠죠"라고 말했습니다. 송씨는 "익명으로 선물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나중에 인사를 하고 싶은데 찾아서 할 수가 없어서 아쉽죠"라고 말했습니다.
버스회사 관계자는 "(승객 A씨가) 회사로 전화해 송재일 기사의 친절함을 무척이나 칭찬했다고 한다"며 "이렇게 선물까지 주셔서 저희가 더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회사 입장에서 고객의 입장을 고려해 요금을 현장에서 지불하지 못할 경우 계좌번호 등이 적힌 명함을 건네도록 교육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 친절히 승객을 응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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