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지니" 지난해 가구당 순자산 5.4억→5.2억원

박슬기 기자 2023. 7. 2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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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모습./사진=뉴스1
지난해 집값과 주가 하락에 가구 당 순자산이 전년 대비 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가계 순자산도 통계 작성 사상 처음으로 줄었다.

20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국민순자산은 2경380조원으로 전년 대비 441조원(2.2%) 증가했다.

앞서 지난 2021년 국민순자산이 1998조8000억원(11.1%)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국민순자산 증가율이 2.2%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인 3.9%를 하회하면서 명목 GDP 대비 국민순자산 배율은 9.6배에서 9.4배로 축소됐다.

국민순자산이 증가세가 둔화된 건 비금융자산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토지+건물)자산이 감소한 영향이다.

지난해 토지자산은 118조9000억원(1.1%) 감소했다. 2021년 9.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1년새 크게 감소한 것이다.

건설자산 역시 2021년에는 625조5000억원(11.0%) 증가한 반면 지난해에는 213조5000억원(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주택자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비금융자산 명복보유손익이 급감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첫 감소세를 보인 것.

한국은행 관계자는 "거래요인에 따른 자산순취득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자산가격 하락 영향으로 명목보유손익이 1357조5000억원 이익에서 74조3000억원 손실로 전환했다"며 "1998년(-140조2000억원)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높은 상승세를 보인 주택가격이 지난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토지가격이 떨어지고 건설자산 가격상승률이 큰 폭 둔화한 영햐향이다.

실제로 토지가격은 지난해 2.2% 감소해 전체 비금융자산 가격이 -0.4%로 하락 전환해 이 역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주택시가총액이 줄면서 비금융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다.

지난해 부동산 자산은 1경4710조원으로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비금융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7.1%에서 75.8%로 줄었다.

주택시가총액은 2021년 13.4% 늘었지만 지난해에는 5.2% 감소했다. 지난해 주택시가총액은 6209조원으로 1년새 342조8000억원 감소했다.

토지자산 또한 1.1% 감소하면서 지난해말 GDP 대비 토지자산배율은 4.9배로 전년(5.1배) 대비 하락했다.

집값과 주가가 하락하면서 지난해 가계 순자산은 14년 만에 감소 전환했다. 이는 제도부문별 순자산 통계 편제를 시작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가계 및 비영리 단체의 지난해말 순자산은 1경1237조원으로 전년 대비 317조8000억원(2.8%) 줄었다.

비금융자산은 302조7000억원, 금융순자산은 15조1000억원 감소했다. 주가 하락으로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가 151조8000억원 줄었다.

가계 순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4.6%로 2021년(75.2%)에서 소폭 감소했다.

가구당 순자산은 전년 대비 4.1% 감소한 5억2071만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2021년 말(5억4301만원)과 비교해 2230만원(4.1%) 줄어든 수준이다.

가구당 순자산액 추정액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 전체 순자산(1경1237조원)을 추계 가구 수(2158만가구)로 나눈 값이다.

시장환율로 환산한 가구당 순자산은 40만3000달러로 전년(47만5000달러) 대비 줄었다. 미국(111만1000달러), 호주(99만9000달러), 캐나다(71만4000달러) 등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일본의 2021년말 순자산은 49만2000달러였는데 이보다 낮은 것이다. 구매력평가환율로 환산한 가구당 순자산은 62만6000달러를 기록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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