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생태계’처럼 ‘삼성생태계’ 만들자”

경영학회·전경련 공동 주최
K-혁신성장포럼 기업 서밋
특정 기업 생태계 조성하려면
투자·회수·구조조정 가능한
‘산업혁신전문회사’ 만들어야

20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영학회·전경련 ‘K-혁신성장 포럼 제1차 기업 서밋’에서 김재구 경영학회장(단상 왼쪽에서 여섯째)과 6대 그룹 경영연구원 관계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한국경영학회

“인재 부족으로 지방이 무너지고 산업구조도 여전히 고도화하지 못하고 있다. 민간 기업 위주의 신산업 혁신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한국경영학회가 ‘K-혁신성장 추진본부’ 구성을 골자로 한 국내 산업 생태계 재편을 주문하고 나섰다. 학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K-혁신성장 포럼 제1차 기업 서밋’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선 김재구 한국경영학회장은 “최근 10년간 한국의 해외 직접투자는 연평균 10.1%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한국 직접투자는 5.4% 성장에 그쳤다”며 “한국이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수치”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민간 기업이 주도적으로 나서 혁신 성장을 하지 않으면 글로컬 신산업 혁신 생태계가 조성되지 않고 지역 경제마저 무너진다”며 “창의적 지역 인재를 키우고 기업가정신을 부흥시킬 뿐 아니라 정부경영도 혁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영학회·전경련 ‘K-혁신성장 포럼 제1차 기업 서밋’에서 김재구 경영학회장(왼쪽에서 여섯째)과 6대 그룹 경영연구원 관계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한국경영학회

두번째 주제발표자인 이영달 학회 부회장은 “구글이나 테슬라를 보면 활발한 기업캐피탈과 사모펀드 운용으로 관련된 여러 기업 연합체인 구글 생태계, 테슬라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며 “우리에게도 삼성 생태계, SK 생태계가 필요한 이 때 기업에 대한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개선해야 할 핵심 규제로 현행 기업이 벤처캐피탈(CVC)을 만들려면 모회사가 100% 출자하고 외부에서 받는 투자도 40%까지만 제한돼 있는 점을 꼽았다.

특히 기업 벤처캐피탈이 사모펀드도 함께 운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 기업이 많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이들과 기술을 공동 개발할 수 있도록 ‘생태계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부회장은 이러한 규제가 풀릴 때 국내에서도 미국처럼 사업 투자와 회수, 구조조정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산업혁신 전문회사’가 출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영학회·전경련 ‘K-혁신성장 포럼 제1차 기업 서밋’에서 김재구 경영학회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경영학회

이날 포럼에는 이정일 삼성글로벌리서치 연구위원(부사장),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사장), 김견 HMG(현대차그룹)경영연구원 원장(부사장), 감덕식 LG경영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박성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전무, 전영민 롯데벤처스 대표 등 국내 6대 그룹 싱크탱크 수장과 관계자들이 토론자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정일 부사장은 “기업이 하고픈 얘기를 경영학회에서 먼저 얘기해 줬다”며 “기업은 기술 우위보다 비즈니스 모델을 잘 갖추는 게 중요한데 이를 위해 각종 규제를 해소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염용섭 사장은 “산업혁신 전문회사는 논의의 핵심을 혁신에 두고 지금 우리의 저성장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시의적절한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김견 부사장은 “성장의 근원적 위기를 우리 사회가 인식하는 게 매우 중요한데 더 이상 정부 주도만으로는 혁신 성장이 어렵고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산업혁신 전문회사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감덕식 연구위원도 “기업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활성화시켜 스타트업이 성장하면 거기서 회수된 자금으로 다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