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도의회 상대 '조례안 재의결 무효확인' 소송 승소

道 "단체장 권한 과도하게 제한" 위반돼
대법원 '재의결 효력없음'…"정보공개법·민간투자법 등 위반"

경남도청./사진=임승제 기자

경남도는 지난해 경남도의회를 상대로 제기한 '경남도 업무협약 체결 및 관리에 관한 조례안'의 재의결 무효 확인 소송에서 승소했다고 20일 밝혔다.

앞서 경남도는 지난해 4월 도의회가 이 조례안을 재의결하자 곧바로 도의회를 상대로 조례안 재의결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20일 경남도 등에 따르면 대법원 제3부(재판장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 13일 경남지사가 경남도의회를 상대로 제소했던 '조례안 재의결 무효확인' 소송에서 승소했다.

재판부는 "'정보공개법' '민간투자법' '지방공무원법'에서는 공공기관이 비공개할 수 있는 정보와 공무원의 비밀유지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나 해당 조례안은 경영상·영업상 비밀과 직무상 비밀도 예외없이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이는 위법해 조례의 효력은 전부 부인된다"고 판시했다.

이 조례안은 '경남도 업무협약 체결 및 관리에 관한 조례'로 지난 2021년 12월 11대 경남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송순호 의원이 발의했다. 행정의 책임성과 투명성·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경남도가 체결하고 관리하는 업무협약에 대해 도의회의 자료제출권과 도의회 보고의무 등을 규정했다.

조례안에는 '도지사가 업무협약에 비밀조항을 둘 경우 도의회 의원이 자료 요구가 있는 경우 적용을 예외하도록 명시해야 한다'는 규정도 포함됐다.

경남도의회

경남도는 해당 조례안이 자치단체장의 권한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도는 법제처 질의를 통해 상위 법령의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견도 의회에 전달했다. 당시 법제처는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자치사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상위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정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도의회는 법제처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해당 조례안을 일부만 수정해 지난해 3월 임시회에서 의결했고, 이후 경남도의 재의요구에도 재의결 및 조례 제정 공포까지 강행했다.

이에 경남도는 지난해 5월 '조례안 재의결 무효확인'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했고, 대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이후 1년2개월 만에 경남도가 최종 승소해 조례는 효력을 잃게 됐다.

경남=임승제 기자 moneys420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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