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속 나선 서이초...학부모들 “왜 갑자기 방학?”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내에서 한 교사가 숨지는 일이 발생하자 해당 초등학교에서 예정된 방학을 하루 앞당기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사진=연합뉴스)

20일 교육 관계자에 따르면, 서이초등학교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사일정 변경에 따른 찬반 의견 조사’를 실시하고 당초 21일 시작할 예정이었던 여름방학을 하루 앞당길지 여부를 물었다. 학사일정 변경 찬반 회신은 이날 오후 2시까지다.

이에 서초구 맘카페 커뮤니티에서는 “오늘 e알리미에서 방학식 하자고 한다”. “갑자기 방학이요? 참...”이라는 등 반응을 보였다. 서이초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선생님이 돌아가셨는데 갑자기 방학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항의 글이 올라왔다.

앞서 서이초에서는 지난 18일 한 초등학교 교사가 교내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 충격을 줬다. 해당 교사의 사망 경위가 밝혀지지 않으면서 인터넷 상에는 ‘학부모가 괴롭혔다’, ‘학교폭력 담당자로 민원에 괴로워했다’는 등 추측이 확산됐다. 이에 서이초는 이날 오전 학교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고인의 담당 업무는 학교폭력 업무가 아닌 ‘나이스 권한 권리’ 업무였다. 이 또한 본인이 희망한 업무”라며 “해당 학급에서는 올해 학교폭력 신고 사안이 없었다. 학교폭력과 관련해 해당 교사가 교육지원청을 방문한 일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무리한 억측과 기사, 댓글 등으로 어린 학생들이 상처받지 않고 교사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이초는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에 교사 죽음과 관련한 항의글이 다수 게재되자 “건전한 운영을 위해 잠정 운영 중단한다”며 게시판을 닫았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학교 입장문에서 ‘본인이 희망한 업무’라는 표현을 두고 “1, 2, 3지망을 적는데 다 떨어지고 3지망이 된 것이어도 ‘희망한 업무’라고 하느냐”며 “학교가 사건을 묻으려고 발 빼는 게 보인다”고 비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혜선 (hyeseo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