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효자 'SK쉴더스'...발렌베리 가문 투자사에 지분 넘겼다

SK스퀘어, 쉴더스 지분 68% EQT 파트너스에 매각
투자→기업가치 증대→수익실현 첫 대규모 성과

SK쉴더스 사이버보안 관제센터 '시큐디움 센터' 전경. SK쉴더스 제공

SK스퀘어가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의 글로벌 투자회사 EQT파트너스에 SK쉴더스 지분 일부를 총 8,600억 원에 매각하는 절차를 끝냈다고 20일 밝혔다.

21일 EQT파트너스가 SK쉴더스에 2,000억 원을 투자하기 위한 목적으로 신주발행 절차를 마무리하면 SK쉴더스의 최종 지분 구조는 EQT파트너스 68.0%, SK스퀘어 32.0%로 바뀐다. 기존 지분 구조는 SK스퀘어 63.1%,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 36.9%였다. 지분 매각 대금 8,600억 원 가운데 4,100억 원은 이날 입금됐으며 EQT파트너스에 대여한 4,500억 원은 2년 안에 들어올 예정이다.

SK스퀘어는 3월 EQT파트너스와 손잡고 SK쉴더스를 공동 경영하겠다고 비전을 발표한 이후 지난달 6월까지 중국·유럽연합(EU)·한국 공정위 기업결합심사 등 정부 인허가 절차를 완료했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당시 비전 발표 간담회에서 "SK쉴더스의 미래 성장을 위해 EQT파트너스와 협력해 한국에서 추가 성장과 동시에 글로벌 진출 전략을 전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QT파트너스는 세계적 사모펀드 운용사로서 전 세계 300여 개 포트폴리오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운영 전문성과 전 세계 800여 명의 산업 자문위원단 네트워크를 통해 SK쉴더스를 적극 도울 계획이다.

이번 투자 유치는 SK스퀘어가 거둔 첫 대규모 투자 풀사이클(투자-기업가치증대-수익실현) 성과라 의미가 남다르다. SK스퀘어는 보안 산업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2014년과 2018년에 각각 물리보안기업 NSOK와 ADT캡스를 인수한 이후 양사를 합병한 기업 ADT캡스를 SK ICT 관계사로 본격 편입했다. 그룹 관계사들과 기술 제휴와 사업 구조 개편 등을 통해 SK쉴더스의 현재 기업 가치는 2018년 ADT캡스 인수 이후 5년 만에 3조 원대에서 5조 원대로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 역시 1조7,928억 원으로 2018년 인수 시점 대비 약 두 배 증가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