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감독의 ‘인내의 4타석’…‘화수분 야구’ 재시동 원료될까
이승엽 두산 감독은 사령탑 데뷔 첫 시즌 극적인 전반기를 보냈다. 무난했던 4월을 지나 초여름 기운에는 주춤하더니 전반기 막판 9연승으로 대반전 흐름에서 후반기를 맞게 됐다.
대중의 짐작 속에만 있던, 이 감독의 ‘리더십’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그중 하나는 ‘기다림’이다.
두산은 연승 모드로 접어들기 직전인 지난 6월까지만 해도 득점 루트를 열지 못해 답답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개막 이후 6월까지는 팀타율 8위(0.252) 팀 OPS 5위(0.692)를 기록하면서도 득점권에서 유난히 더 약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득점권 타율 9위(0.230), 득점권 OPS 9위(0.662)로 부진했다.
이쯤 되면 감독 입장에서는 찬스에서마다 ‘불신’이 생기기 마련이다. 잦은 교체로라도 승부를 보려는 마음도 커지게 된다. 그런데 두산은 전반기 내내 대타 기용 횟수가 적은 팀 중 하나였다.
두산 벤치는 전반기에 86차례 대타를 썼다. 10개 구단 평균인 94회보다 적다. 대타 횟수가 많았던 삼성(120회), 키움(119회) 등과 비교하면 수치상 차이가 크게 났다. 삼성, 키움 또한 전반기 내내 득점력 저하로 고민이 컸던 팀이다.
구단 안팎에서는 “전반기를 보자면 이승엽 감독은 그날 선발 라인업을 통해 누군가에게 기회를 주면 타석 또한 최대한 주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 같다. 선수 스스로 풀어갈 수 있는 여지를 최대한 만들어주려는 모습이 보인다”는 평도 나오곤 한다.
두산은 단기적으로는 눈앞의 승리에 목말라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이 감독의 ‘인내’와 젊은 야수들의 ‘성장’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기를 기대하고 있다. 두산은 2000년대 중반 이후로 경쟁력 있는 야수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화수분 야구’로 하나의 트렌드와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러나 2013년 지명 신인인 외야수 김인태(29) 이후로는 내부에서 젊은 야수들이 잘 커올라오지 못했다.
두산은 어쩌면 ‘화수분 야구’가 재시동을 거는 분기점에 지나고 있는지 모른다. 지난해 말 FA(자유계약선수) 박세혁의 보상선수로 NC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내야수 박준영(26)의 전반기 막판 활약이 구단 차원에서는 그래서 반갑다. 박준영은 어깨 부상을 털어내고 지난 7일 1군으로 올라온 뒤 12타수 5안타 1홈런 5타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가운데 후반기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으론 외국인타자 호세 로하스의 부진과 김인태의 부상 이탈로 전반기 내내 이어진 외야진 공백이 누군가에겐 기회가 됐다. 그중 2016년 입단 뒤 타격에서만큼은 확실한 소질을 보였던 홍성호(26)가 비로소 1군 무대에서도 타율 0.341(41타수 14안타)로 존재감을 살짝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우타 외야수 김대한도 부상과 부침 속에 엔트리를 들락거리고 있지만 1군 자원으로 이름을 올려놓는 원년이 되고 있다.
후반기는, 1경기 승패의 무게감이 달라지는 ‘승부’의 시간이다. 두산은 또 3위로 순위싸움 한복판에 있기도 하다. 이 감독의 후반기 야수 운용이 어떤 식으로 흐를지는 예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갈등의 순간마다 한 번 더 참으며 타자 스스로 일어날 무대를 마련해주려는 의도는 전반기 운용을 통해 내보였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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