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 만에 다음 임상 진입…한미약품 NASH 신약 '속도전'
한미약품이 개발해 미국 머크(MSD)에 기술수출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 신약 'HM12525A'(MSD 개발명 'MK-6024')가 다음 임상 단계에 돌입했다. 이전 임상 결과 발표에 앞서 다음 임상의 계획부터 공개된 데 이어 계획 공개부터 약 두달만에 환자모집이 시작됐다. 일반적인 신약 임상 진행절차를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다. 개발이 어려워 아직 세계적으로 치료제가 없는 NASH 질환 영역이지만, 임상 속도를 더 끌어올릴 만큼 개발 의지가 강한 증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20일 미국 임상정보공개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즈에 따르면 MSD는 'HM12525A'의 임상 2b상(후기 임상 2상) 환자모집에 최근 돌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임상 2b상 시행 장소로 명시된 미국 4개 의료기관과 푸에르토리코 1개 의료기관 등 전체 5개 의료기관에서 환자모집이 일제히 시작됐다.
MSD가 임상 2b상 계획을 클리니컬트라이얼즈를 통해 공개한 것은 지난 5월 말이었다. 18~80세 NASH 환자 300명을 'HM12525A' 4mg, 7mg, 10mg 투여군과 위약군, 위고비 2.4 mg 투약군 등 5개 군으로 나눠 효과를 비교한다는게 임상 2b상의 계획이다. 비교 투약군에 사용될 위고비는 NASH 신약으로도 개발 중인 세계 1위 비만치료제다. 임상 2b상의 1차 평가지표는 투여 후 52주차에 섬유증 악화 없이 NASH 치료 효과를 본 임상 참여자 비율이다. 2차 평가지표는 52주차에 NASH 증상 악화 없이 섬유증이 1단계 이상 개선된 참여자 비율과 체중 변화다.
임상 2b상 계획 공개부터 실제 환자모집 개시까지 두 달이 채 안걸린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 달 안에 임상 계획 공개부터 실제 환자모집까지 시작된 것은 시간 공백없이 모든 준비 절차가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HM12525A'의 임상 2b상 계획은 앞선 단계인 임상 2a상의 결과 발표 전에 공개됐다. 임상 2a상 결과는 지난 달 말 유럽간학회에서 발표됐다. 전 단계 임상 결과발표보다 다음 단계 임상 계획이 한달 가량 먼저 공개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 선행 임상 결과 발표 후 전반적 반응을 보고 다음 임상 계획을 내놓는다"며 "이 역시 상당히 빠른 진행 속도"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속도전 관련, 업계에선 MSD의 NASH 치료제 개발에 대한 의지가 상당히 강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NASH는 음주와 상관없이 간에 중성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심할 경우 간암까지 유발하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진단이 어렵다. 생활 습관의 개선에 의한 체중 감소와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합병증의 치료가 현재로선 NASH를 치료하기위한 사실상의 유일한 방법이다. 따라서 치료제 시장 규모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레디트 스위스에 따르면 2030년 전 세계 NASH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0억 달러(약 26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약 도전이 이어졌지만 그동안 번번이 실패해 NASH는 '빅파마(대형 제약사)의 무덤'으로 통하기도 한다. 그만큼 개발 의지와 자신감이 있어야 쉽지 않은 신약 임상에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
일단 임상 2a상에서의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임상 2a상에선 'HM12525A' 를 매주 10mg 사용한 치료가 비만치료제 오젬픽 1mg을 활용한 치료보다 간지방함량(LFC)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같은 임상 결과를 토대로 'HM12525A'는 지난 달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허가신청 시 수수료 면제와 심사 기한 단축 등 혜택을 볼 수 있는 '신속 허가심사 대상(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HM12525A'가 다음 임상단계에 본격 진입한 만큼, MSD로부터 한미약품이 받게 될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도 조만간 유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마일스톤은 연내 유입 예정"이라며 "2020년 MSD로의 기술이전 당시 계약금 1000만 달러 보다 높은 수준의 마일스톤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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