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기] 충암고, 제물포고 꺾고 3년 연속 결승 향해 ‘순항’
1학년 허윤, 3타수 3안타 맹활약
충암고가 인천 명문 제물포고를 제압하고 청룡기 대회 3년 연속 결승 진출을 향해 순항했다.
충암고는 20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16강전에서 제물포고를 5대3으로 눌렀다.
기선제압은 제물포고가 했다. 제물포고는 1회초에 1번 타자 이시헌(3학년)이 2루타로 출루하며 밥상을 차렸고, 이후 희생번트·좌전안타와 좌중간 2루타 등을 묶어 2점을 선취했다.
충암고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1회말 1사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2번 타자 허윤(1학년)이 도루에 성공하고 상대 투수 폭투 때 3루까지 내달렸고, 1사 3루에서 3번 타자 이충헌(3학년)의 희생플라이가 터져 1점을 만회했다.
제물포고는 3회초에 1점을 챙기며 달아났지만, 충암고는 3회말에 2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선봉엔 또 허윤이 있었다.
허윤은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중전 안타를 때렸다. 이후 포수 쪽에서 공이 빠진 틈을 타 2루까지 질주했다. 이어 이충헌이 우전 적시타를 쳐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2사 2루에서 제물포고 투수진은 제구 난조를 보이며 3연속 볼넷을 뿌렸다. 충암고는 결국 밀어내기 득점으로 손쉽게 동점을 이뤄냈다. 3-3.
충암고는 4회말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9번 타자 김현우(2학년)가 1사 때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이어 이선우(2학년)가 볼넷을 골라 나갔다. 허윤이 희생 번트를 대 2사 2·3루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충헌이 고의 사구로 나가 2사 만루가 됐다. 뒤이어 타석에 들어선 4번 타자 김민석(3학년)은 유격수 쪽으로 평범한 땅볼을 쳤으나 유격수가 우물쭈물하며 공을 제때 처리하지 못해 충암고는 4-3 역전에 성공했다. 그 다음 타석에 들어선 충암고 조현민(3학년)도 몸에 공을 맞아 충암고는 5-3으로 격차를 벌렸다.
이후 치열한 투수진이 펼쳐지며 더 이상 점수는 나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계투로 나와 4와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한 박건우(2학년)가 승리투수가 됐다. 박건우는 북일고와의 2회전에서도 승리투수를 맛 본 바 있다. 박건우는 “제일 힘든 경기를 한 것 같다. 오늘 직구 제구가 잘 됐다”며 “8강 준비도 잘 하겠다”고 말했다.
이영복 충암고 감독은 “박건우가 잘 막아주고, 허윤이 펄펄 날아 승리할 수 있었다”며 “올해 우승을 탈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충암고는 2021년에 처음으로 청룡기를 품었고, 작년엔 결승에서 유신고에 무릎을 꿇으며 준우승했다. 올해도 결승 무대를 밟으면 3연속 결승행을 이룰 수 있다.
이날 3타수 3안타 2득점 1볼넷으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은 허윤은 “제 강점은 컨택(contact) 능력과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자신 있게 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는 배짱”이라며 “100m도 12초에 주파한다. 우승까지 달려가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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