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으론 올라가기 힘든 테슬라 주가…FSD 믿는 테슬람만 매수 가능?
테슬라가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나 콘퍼런스 콜에서 올 3분기 전기차 생산량이 2분기 수준을 밑돌고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의 정확한 인도 날짜 등을 밝히지 않으면서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하락했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콘퍼런스 콜에서 단기적인 실적이나 이익률보다 자동차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실제로 FSD 없이 순이익이 조금 늘고 이익률이 개선되는 것만으로는 급등한 테슬라 주가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테슬라는 19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에 올 2분기 순이익이 2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고 밝혔다.
올초 전기차 가격을 인하했지만 비용 절감을 통해 순이익 증가를 이뤄냈다.
올 2분기 매출액은 24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올 2분기 전기차 인도량은 전년 동기 대비 83% 급증했으나 전기차 가격 인하로 매출액 증가율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올 2분기 매출액은 팩트셋이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242억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91센트로 시장 컨센서스 80센트를 상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올 2분기 매출총이익률이 18~19% 사이일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률은 9.6%로 10%가 깨졌다. 전년 동기 14.6%, 올 1분기 11%에서 하락한 것이다.
테슬라는 이익률 축소에 대해 전기차 가격 인하에 따른 평균 전기차 판매단가 하락과 자체 제작하는 배터리 셀 생산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 달러 약세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올 2분기 테슬라 전기차의 평균 판매가격은 4만5000달러로 전년 동기 5만6000달러에 비해 낮아졌다.
우선 머스크가 올 3분기 전기차 생산량이 2분기 수준을 소폭 밑돌 것이라고 밝힌 점이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머스크는 전 분기 대비 생산량 감소가 공장 설비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여름의 통상적인 공장 가동 중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 3분기 생산량은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한 수준을 하회하는 것이다.
다만 테슬라는 올해 전기차 생산 목표대수 180만대는 그대로 유지했다.
CFRA의 애널리스트인 가렛 넬슨은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시장 컨센서스 대비 테슬라의 2분기 순이익 상향폭은 "상당한 수준"이지만 "올해 전기차 생산 목표대수가 이전 수준 그대로 유지됐다는 점에서 밋밋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들어 테슬라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은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상당히 높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테슬라에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325달러를 유지했다.
머스크는 또 자동차 한대당 이익률보다 더 많은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테슬라 전체 차량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장착해 파는 것이 돈을 버는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더 많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마진을 희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머지않은 미래에 극적인 밸류에이션 상승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를 전기차에 탑재해 당국의 승인을 받는 시점에 테슬라의 자동차 가치 상승은 아마도 역사상 가장 큰 폭의 자산 가치 상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다른 자동차회사에도 판매할 수 있다"며 "주요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업체들과 테슬라의 FSD를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 초기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자동차 부분 매출총이익률이 언제 안정되거나 상승 전환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도 명확한 대답을 회피했다.
그는 "매출총이익률과 수익성의 단기적인 변화는 장기적인 그림에서 볼 때 상대적으로 사소한 문제"라며 "자율주행(autonomy)은 이 모든 숫자들을 유치하게 보이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역시 투자자들에겐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는 언급이다. 웨드부시의 아이브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기차 가격 인하가 효과가 있었다며 가격 인하는 "장기적인 이익을 위한 단기적인 고통"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이익률이 저점을 찍고 더 이상 가격 인하가 없을 것이며 올해 말 사이버트럭의 출시에 이어 일부 모델 3와 모델 Y의 개선도 진행될 것으로 보여 수요가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테슬라는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AI(인공지능) 개발의 선두에 서는 것"에 집중하고 있으며 AI 학습용 컴퓨터인 도조의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콘퍼런스 콜에서 내년에 도조에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조는 테슬라가 AI 머신러닝과 컴퓨터 비전 훈련을 목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슈퍼컴퓨터다.
머스크는 "많은 AI 회사들이 LLM(거대 언어모델) 같은 것을 만들고 있는데 자율주행 자동차는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자율주행이 그만큼 더 개발하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과거에 2016년부터 완전자율주행(FSD) 자동차가 가능할 것이고 2017년부터는 운전자의 개입 없이 완전자율주행으로 미국 대륙을 횡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내가 FSD에 대해 양치기 소년이 된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올해 말에는 사람보다 더 나은 자율주행 운전 기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테슬라가 미국 시장을 위한 자율주행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사이버트럭 생산을 위한 공장 생산설비 구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나 현재는 "출시 후보" 차량들만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사이버트럭이 출시돼 고객들에게 인도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다소 실망스러운 소식일 수 있다.
머스크는 2019년에 사이버트럭 프로토타입을 공개하고 4년만인 지난주말에 사이버트럭을 텍사스 오스틴 기가팩토리에서 처음 생산했다고 알렸다.
머스크는 콘퍼런스 콜에서 사이버트럭이 "새로운 기술"을 많이 포함하고 있으며 1만개의 "고유한 부품과 프로세스"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또 사이버트럭이 올해 안에 고객들에게 인도되기 시작할 것이며 내년부터 대량 생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이버트럭의 가격과 올해 생산 목표량 등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사이버트럭 수요에 대해서는 "너무 많아서 끝이 안 보일 정도"라고 말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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