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혔어도 스스로 치유”…현대차그룹, ‘고분자 코팅 나노기술’ 공개
이날 현대차·기아는 서울 명동의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나노 테크데이 2023’을 개최하고 미래 모빌리티 실현의 근간이 될 나노 신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로,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에 해당된다. 이렇게 작은 크기 단위에서 물질을 합성하고 배열을 제어해 새로운 특성을 가진 소재를 만드는 것을 나노기술이라 부른다.
현대차·기아는 1970년대부터 소재 연구를 시작해 왔으며, 1990년대 후반에는 첨단 소재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조직을 갖추고 대규모 투자와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이날 총 6개의 나노 소재 기술을 소개하고 별도의 전시 공간을 마련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손상 부위를 스스로, 반영구적으로 치유하는 ‘셀프 힐링(Self-Healing, 자가치유) 고분자 코팅’ ▲나노 캡슐로 부품 마모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오일 캡슐 고분자 코팅’ ▲자동차와 건물 등 투명 성능 요구되는 모든 창에 적용 가능한 ‘투명 태양전지’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을 자랑하는 모빌리티 일체형 ‘탠덤(Tandem) 태양전지’ ▲센서 없이 압력만으로 사용자의 생체신호를 파악하는 ‘압력 감응형 소재’ ▲차량 내부의 온도 상승을 획기적으로 저감하는 ‘투명 복사 냉각 필름’ 등이다.
현대차·기아는 나노 소재를 활용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두 가지 고분자 코팅 기술을 선보였다.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고, 마찰이 발생하는 부위에 캡슐이 터지면서 윤활막을 형성하는 기술이다.
이날 현대차그룹이 선보인 나노기술 중 ‘고분자 코팅’에 해당하는 기술은 2가지다.
먼저, 셀프 힐링 고분자 코팅 기술은 차량의 외관이나 부품에 손상이 났을 때 스스로 손상 부위를 치유한다. 셀프 힐링 소재가 코팅된 부품에 상처가 나면 분열된 고분자가 화학적 반응에 의해 맞닿아 있던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을 활용한 것이다. 상온에서 별도의 열원이나 회복을 위한 촉진제 없이도 두 시간여 만에 회복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그룹은 가장 우선적으로 자율주행의 핵심 부품인 카메라 렌즈와 라이다 센서 표면 등에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향후에는 차량의 도장면이나 외장 그릴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기아가 개발한 오일 캡슐 기술은 액체와 고체 윤활제의 장점을 모두 갖춘 것이 특징이다. 나노 캡슐 내에 액체 윤활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낮은 비용으로도 높은 윤활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고체 윤활제와 같이 넓은 범위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현대차·기아는 엔진의 구동력을 바퀴에 전달하는 드라이브 샤프트에 해당 기술을 적용할 방침이다.
홍승현 현대차·기아 기초소재연구센터장은 “오늘 공개된 나노 기반 기술들은 현대차그룹 소재 전문가들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면서 “나노 소재 기술은 모빌리티 산업 변화를 선도할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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