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곡물 선박도 공격? "흑해 항해 안전보장 못해"…밀값 급등

김희정 기자 2023. 7. 2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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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군용선으로 간주하고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의 선박으로 보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UN은 러시아의 곡물협정 탈퇴 이후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곡물 및 비료가 글로벌시장에 유통되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흑해 곡물협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식량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고안됐으나 지난 17일 러시아의 탈퇴로 UN과 러시아 간 곡물수출 지원 협정까지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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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이나로 가는 모든 선박 군용 간주"…
곡물협정 깨진 뒤 관련 보험사들은 상품 운용 중단
지난 19일(현지시간) 흑해 곡물 거래에 참여한 선박을 포함한 상선들이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예니카피 해안에서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과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러시아가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군용선으로 간주하고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의 선박으로 보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흑해 곡물협정이 중단돼 우크라이나가 대체경로를 찾겠다고 하자마자 나온 발표다.
러 "우크라향 모든 선박 군사용 간주"… 밀 선물 가격 급등
러시아 국방부는 19일(현지시간) 텔레그램 메세지앱을 통해 "모스크바 시간으로 자정(한국시간 20일 오전 6시)부터 우크라이나로 가는 모든 선박은 잠재적으로 군용 물자를 실은 선박으로 간주되며 해당 선박의 국적국도 우크라이나 분쟁의 당사자로 보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양국 간 흑해를 지나는 곡물선의 안전을 보장해온 흑해 곡물협정은 지난 17일 러시아의 탈퇴로 종료됐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대체할 임시 경로로 흑해 인접국인 루마니아의 영해 및 배타적경제수역(EEZ)을 검토 중이다. 우크라이나 지역 사회, 영토 및 인프라 개발부 장관 대행인 바실 슈쿠라코프는 UN 대행기관인 국제해사기구(IMO)에 보낸 서한에서 "목표는 흑해 북서부지역의 국제 해운 차단 해제를 촉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이번 발표로 우크라이나향 선박 통행이 억제되는 것은 불가피해졌다. 비단 우크라이나의 곡물 화물뿐 아니라 흑해를 통과하는 다른 국가들의 상업용 선박들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게 됐다. 러시아 해군이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선박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하겠단 언급은 없었다. 다만 "흑해 국제수역의 남동부와 북서부는 당분간 항행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했다.

러시아군은 이틀 연속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를 공격했다. 우크라이나군는 러시아의 밤샘 공격으로 오데사 항구를 비롯해 2개 주요항구의 곡물 수출 인프라가 타격을 입었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국제 밀가격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시카고 밀 선물 가격은 러시아의 발표 후 9% 뛰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전쟁 발발 이후 최고 상승폭이다.
운송보험사들은 이미 손절매… 임시 경로 찾는 우크라이나
보험업체들은 이미 우크라이나로 들어오는 곡물선에 대한 보험상품을 저울질해왔다. 로이터통신은 보험중개인의 발언을 인용해 흑해 협정에 따라 우크라이나 곡물 선적을 보장하는 화물보험이 지난 18일로 중단됐다고 전했다. 이들 곡물 선적과 전쟁시설에는 화물당 5000만 달러까지 보상보험이 가입돼있었다. 전쟁 위험을 감안해 서비스를 제공해온 노르웨이 운송보험회사 DNK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현재로선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험 커버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자체 곡물과 비료 수출을 늘리기 위한 요구가 관철되면 협정 재개를 고려하겠단 방침이다. 러시아는 자국의 요구가 충족되지 않았고 우크라이나 곡물이 가난한 국가에 충분히 공급되고 있지 않다는 이유를 내세워 협정에서 탈퇴했다.

이에 대해 UN은 흑해 곡물협정이 전 세계적으로 식량가격을 20% 이상 낮추는 데 도움을 줘 가난한 국가들에게 도움이 됐다고 반박했다. UN은 러시아의 곡물협정 탈퇴 이후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곡물 및 비료가 글로벌시장에 유통되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흑해 곡물협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식량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고안됐으나 지난 17일 러시아의 탈퇴로 UN과 러시아 간 곡물수출 지원 협정까지 종료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세계 최대 식량 수출국이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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