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에 가계 순자산 사상 첫 감소…가구당 5.4억→5.2억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지난해 집값이 하락하면서 가계의 순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국민순자산이 증가한 가운데 법인과 정부의 순자산은 늘어났지만 부동산 자산 비중이 큰 가계는 순자산이 줄었다.

가계 순자산 사상 첫 감소…법인·정부는 증가

20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가구당 순자산은 5억2071만원으로 2021년(5억4301만원)보다 2230만원(-4.1%) 감소했다. 가구당 순자산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1경1237조원)을 추계가구(약 2158만가구)로 나눈 값이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은 1년 전보다 318조원(-2.8%) 줄어들며 제도부문별 순자산 통계가 시작된 2008년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주택자산을 중심으로 비금융자산이 303조원 감소로 전환한 데다, 주가 하락 등으로 금융순자산도 15조원 감소한 영향이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 구성내역을 살펴보면 주택이 51.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1년 전(52.7%)보다 비중은 1.7%포인트 감소했다. 주택 이외 부동산은 23.6%였으며 주택과 주택 이외 부동산을 합친 비중은 74.6%로 전년(75.2%)보다 0.6%포인트 줄었다.

이어 ▷현금 및 예금(20.4%) ▷보험 등(13.8%) ▷지분증권 등(8.7%) ▷기타(3.3%)의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비금융법인, 금융법인, 일반정부의 순자산은 모두 늘었다.

비금융법인의 순자산은 3392조원으로 1년 새 603조원(+21.6%) 증가했으며 금융법인의 순자산도 510조원으로 22조원(+4.5%) 늘었다. 일반정부의 순자산은 134조원(+2.6%) 늘어난 5242조원을 기록했다.

국민순자산 2경380조…증가폭 둔화

가계 및 비영리단체뿐 아니라 금융·비금융법인, 일반정부의 순자산을 모두 더한 국민순자산은 지난해 말 현재 2경380조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441조원(+2.2%) 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으나 증가세는 전년(+11.1%)보다 큰 폭 둔화됐다.

국민순자산 중 비금융자산은 1경9403조원으로 1년 새 276조원(+1.4%) 늘었고, 순금융자산은 978조원으로 165조원(+20.3%) 증가했다.

우리나라 국민순자산은 명목 국내총생산(2162조원)의 9.4배로 전년(9.6배)에 비해 배율이 하락했다.

비금융자산 명목보유손익 감소

국부는 통상적으로 해마다 계속 늘어나는데 지난해 증가폭이 떨어진 것은 자산 가격 하락에 따라 비금융자산의 명목보유손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자산 순취득(거래요인)은 증가폭이 326조원에서 276조원으로 소폭 축소되는 데 그쳤으나 명목보유손익(거래외요인)이 1358조원 이익에서 74조원 손실로 전환하며 1998년(-140.2조원) 이후 처음으로 감소를 나타냈다.

명목보유손익이 크게 감소한 것은 지난해 부동산 경기 하락의 영향으로 주택자산을 중심으로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건설자산 증가폭이 2021년 625조원(+11.0%)에서 2022년 214조원(+3.4%)로 크게 둔화하고, 토지자산은 899조원(+9.3%) 증가에서 119조원(-1.1%) 감소로 돌아섰다.

비금융자산의 가격은 0.4% 떨어져 1998년(-4.1%)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집값 하락에 부동산 자산 비중 축소

주택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주택시가총액(6209조원)이 큰 폭 증가(+772조원, +13.4%)에서 감소(-343조원, -5.2%)로 전환함에 따라 부동산자산(1경4710조원)은 1년 전 1334조원(+9.9%) 증가에서 35조원(-0.2%) 감소로 돌아섰다.

비금융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77.1%에서 75.8%로 줄었는데, 부동산 비중이 줄어든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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