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 편히 쉬세요” “감사했습니다” 20대 담임의 비극… 학교는 눈물바다

이소현 기자 2023. 7. 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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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정말, 정말 좋은 선생님이셨어요."

20일 오전 8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A 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한 2학년 학생 학부모는 "작년에 옆 반 선생님이셨는데 저희 선생님하고 친했다. 아이들 사진도 잘 올려주시고 친절하신 정말 좋은 선생님이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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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구 초등교사 극단선택
해당 교문 앞 추모메시지 가득
‘평소 민원 시달렸다’ 의혹에
경찰, 교권침해 여부 등 수사
학교측 “학폭 신고 없었다”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운데 20일 오전 해당 학교 정문에서 한 학생이 추모 메시지를 적고 있다. 연합뉴스

“평소에 정말, 정말 좋은 선생님이셨어요.”

20일 오전 8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A 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한 2학년 학생 학부모는 “작년에 옆 반 선생님이셨는데 저희 선생님하고 친했다. 아이들 사진도 잘 올려주시고 친절하신 정말 좋은 선생님이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A 초교 앞은 전국의 선배·동료 교사, 익명의 시민이 보낸 근조 화환 300여 개로 가득했다.

지난 18일 오전 교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1학년 담임 교사 B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이를 추모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이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교단에 선 지 얼마 안 된 B 교사가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교권 침해 사례까지 등장하면서 파장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파악을 위해 수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경위를 수사 중”이라며 “제기된 의혹 모두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수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교권 침해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장은 B 교사에 대한 추모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정문 앞은 색색의 포스트잇으로 채워져 있었다. ‘편히 쉬세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사랑해요 선생님’ 등 추모 메시지를 적는 아이들 모습도 보였다. 고학년으로 보이는 한 여학생은 흰 국화꽃을 종이에 싸서 품에 안은 채 등교했다. 여름방학을 먼저 맞이한 다른 학교 교사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경기 분당에서 온 한 교사는 “후배 교사가 직장에서 목숨을 스스로 끊은 점이 안타깝다”며 30분 넘게 조용히 자리를 지켰다.

반면, A 초교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받을 충격을 걱정했다. 인근에서 만난 3학년 학생 학부모 C 씨는 “학교에서 알림, 문자를 받은 건 전혀 없고 전화도 안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교육청은 물론 학교 차원에서 공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서울시교육청은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한편 학생들은 물론 학교 구성원에 대한 지원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철저한 진상 조사와 안전하게 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책임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A 초교는 이날 입장문과 가정통신문을 통해 “선생님 사망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사실 확인 없이 떠돌고 있다”며 “담임 교체 사실이 없고 학교폭력 업무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또 “해당 학급에서는 올해 학교폭력 신고 사안이 없었다”며 “SNS에서 거론되는 정치인의 가족도 이 학급에 없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소현·조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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