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쓸 만한 게 하나도 없어… 그야말로 난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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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를 다 빼면 새로 사야 되는데 돈이 없으니까, 저 흙탕물 범벅 속에 주인 할아버지가 그냥 살겠다고 하시는 거예요. 이를 어째요."
수해 피해 복구 작업이 한창이던 1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오송5리 80대 안모 씨의 집 앞에는 마을 주민 3명이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자원봉사자 안치명(62) 씨는 "피해 입은 주민들이 힘들지 우리가 힘들겠냐"며 "더 도움이 되지 못해 우리가 미안하다"며 주민들의 인사에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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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 軍 120명 구슬땀
“더 도움 되지 못해 미안할 뿐”
청주=조율 기자 joyul@munhwa.com
“가구를 다 빼면 새로 사야 되는데 돈이 없으니까, 저 흙탕물 범벅 속에 주인 할아버지가 그냥 살겠다고 하시는 거예요. 이를 어째요….”
수해 피해 복구 작업이 한창이던 1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오송5리 80대 안모 씨의 집 앞에는 마을 주민 3명이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안 씨의 집은 지난 15일 미호강 범람으로 인해 침수됐지만 안 씨는 “집을 떠날 수 없다”며 모래와 흙으로 뒤덮인 집에서 그대로 생활해왔다. 안 씨를 걱정한 마을 주민들은 “삼촌 여기서 살면 병난다. 슬프겠지만 모두 치워야 한다”며 한 시간가량 안 씨를 설득했다. 안 씨의 집을 둘러본 봉사자들은 “가구들을 둘러보니 모두 쓸 수 없을 것 같다. 그야말로 난장판”이라며 정리를 시작했다.
자원봉사자 70명과 제37보병 사단 소속 장병 50명 등은 마을 주민들을 위해 이날 오전부터 팔을 걷어붙였다. 피해가 발생한 가정 곳곳을 방문해 사용할 수 없는 가구들을 외부로 옮기고, 이를 폐기물 수거 차량에 싣는 것을 도왔다. 최고 33도를 기록하며 폭염주의보까지 발효된 현장이었지만, 봉사자들은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에 땀을 뚝뚝 흘리면서도 피해 복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김병호 오송5리 이장과 주민들은 “예상치 못한 피해에 자기 일처럼 나서서 군과 자원봉사자분들이 너무 고생해 주신다”며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 안치명(62) 씨는 “피해 입은 주민들이 힘들지 우리가 힘들겠냐”며 “더 도움이 되지 못해 우리가 미안하다”며 주민들의 인사에 화답했다.
마을 주민들은 흙탕물 범벅인 가재도구와 죽어버린 농작물을 바라보면서 “막막하다”고 입을 모았다. 마을 주민 A(65) 씨는 에어컨을 제외하고 텅 빈 집을 보며 “집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김남재(60) 씨는 “마는 지난 3년을 꼬박 투자해 올해 수확 예정이었고, 복숭아는 침수 피해 다음 날 수확 예정이었다”며 “이것들(농작물)이 내 자식이고 내 생계였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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