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숨진 해병대 안타까운 사연… “시험관 10년 만에 얻은 외아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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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관 시술 몇 번 실패하고 10년 만에 얻은 유일한 자식이에요. 그런데도 '강하게 커야 한다'며 (소방관) 아버지도, 그 아들도 해병대 입대를 원했던 건데. 이게 무슨 끔찍한 일인가요."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실종자 수색을 하다 급류에 휩쓸렸다 숨진 고 채수근 일병의 외삼촌은 19일 기자와 만나 "엄마, 아빠 뜻에 따라 아주 착하게 큰 조카"라며 "외동아들 없이 부모는 어떤 희망을 갖고 살아야 하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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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100일 휴가도 못나갔는데
구명조끼도 없이 위험작전 투입
예천·포항=강한 기자 strong@munhwa.com
“시험관 시술 몇 번 실패하고 10년 만에 얻은 유일한 자식이에요. 그런데도 ‘강하게 커야 한다’며 (소방관) 아버지도, 그 아들도 해병대 입대를 원했던 건데. 이게 무슨 끔찍한 일인가요….”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실종자 수색을 하다 급류에 휩쓸렸다 숨진 고 채수근 일병의 외삼촌은 19일 기자와 만나 “엄마, 아빠 뜻에 따라 아주 착하게 큰 조카”라며 “외동아들 없이 부모는 어떤 희망을 갖고 살아야 하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해병대 1사단 소속이었던 채 일병은 지난 19일 오전 9시 10분쯤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이날 오후 11시 8분쯤 발견됐다.
20일 경북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채 일병은 지난 3월 말 해병대에 입대해 아직 100일 휴가도 가지 못한 신병이었다. 채 일병은 열혈 모범 청년이자, 집안에서는 귀한 장손이었다. 현직 소방관인 채 일병의 아버지는 “강해지라”며 해병대에 자원 입대한 아들을 지지했다고 한다. 한 친척은 “빨리 군 복무를 마치고 학업에 열중하겠다던 아이였다”며 “사고 전날 아버지와의 통화에서 ‘실종자 수색대원으로 간다’고 전했고, 아버지도 ‘조심히 잘 다녀와라’라며 대화한 게 마지막이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친척은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고 수색 작업을 시키는 게 말이 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아들의 실종 소식을 듣고 현장에 달려온 채 일병의 부모는 “중대장님, 구명조끼만 입혀도 (아들이) 살았을 텐데”라며 통곡하기도 했다.
실제 채 일병과 해병대원들은 당시 구명조끼 없이 장화를 신고 일렬로 내성천을 수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중 수색이 아닌 하천 변 수색이기 때문에 구명조끼는 착용하지 않았다는 게 해병대 측의 설명이다. 구명조끼 미착용 논란이 일자 부대 지휘관은 유족들에게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 관계자는 “수사 당국에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20일 오전 헬기로 해군포항병원에 이송된 채 일병의 장례는 해병대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군은 유족 협의를 거쳐 이날 낮 12시부터 해병대 1사단 내 강당에 빈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정부는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채 일병에게는 국가유공자로서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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