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의 무기, '진정성'의 명암을 보여준 15기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3. 7. 2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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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ENA·SBS Plus

ENA·SBS Plus '나는 솔로'가 어느덧 15기 방송을 마쳤다. 제작진과 시청자 모두에게 이번 15기는 여러모로 의미 있는 기수다. 2021년 7월 14일 첫 방송을 시작한 '나는 솔로'는 15기 방송을 통해 2주년을 맞았다. 횟수로는 100회를 넘어갔다. '진정성'을 강조한 '나는 솔로'에서 오랜만에 결혼 커플이 나오며 시청자들을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다. 동시에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 출연자를 향한 과도한 비난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나는 솔로'에서는 15기 멤버들의 최종 선택이 그려졌다. 방송이 진행되는 내내 핑크빛 기류를 이어갔던 광수와 옥순, 영숙과 영철이 서로를 선택하며 두 커플이 탄생했다. 특히 15기에서는 현실 커플을 넘어 결혼을 준비 중인 커플이 있다고 알려져 많은 관심을 모았는데 그 주인공은 광수와 옥순이었다. 두 사람은 '나는 솔로' 역사상 최초의 '옥광 커플'을 넘어 여섯 번째 결혼 커플로 '나는 솔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15기 이전까지 '나는 솔로'는 1기 영철·영숙, 2기 영수·영숙, 4기 정식·영숙, 6기 영식·정숙, 영철·영숙 등 총 5커플이 결혼에 성공했다. 2022년 6월 결혼을 발표한 6기 영철·정숙을 마지막으로 1년 넘게 잠잠했던 '나는 솔로' 결혼 커플은 15기에 와서야 다시금 탄생했다. 최종 선택 직후 웨딩촬영 현장을 공개한 15기 광수와 옥순은 사귄 지 15일 만에 결혼을 확신했다고 말해 모두의 부러움을 샀다. 

/사진=ENA·SBS Plus

오랜만에 '나는 솔로'에서 탄생한 부부는 왜 '나는 솔로'가 다른 연애 프로그램과는 다른 차별점을 가졌는지를 느끼게 해줬다. 보통의 연애 예능은 출연진 섭외 등을 위해 대부분 시즌제로 운영된다. 그러나 '나는 솔로'는 별다른 휴식기 없이 한 기수가 끝나면 바로 다른 기수가 진행된다. 그럼에도 '나는 솔로'가 매 기수 뜨거운 화제성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출연자들의 진정성이 시청자들에게도 닿기 때문이다. 

솔로나라에서 사랑을 찾는 솔로남녀들은 주위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물론 최근에는 전문직 출연자들의 비중이 높아지며 '스펙이 상향 평준화됐다'는 비판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20대의 젊은 남녀들이 '환상의 연애'를 보여주는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나는 솔로'는 결혼에 진심인 사람들의 '환장의 연애'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궤를 달리하고 있다. 

이미 결혼을 발표한 커플 외에도 9기 광수·영숙 또한 "웨딩홀 계약을 마쳤다"며 결혼 준비 사실을 알렸고 7기 영호·순자,10기 영호·현숙처럼 시청자들의 많은 응원을 받으며 아직까지 알콩달콩한 연애를 이어오고 있는 커플도 있다. 다양한 이유로 솔로 나라에 모여든 참가자들은 짧은 기간이지만 진심으로 몰입하며 이를 보는 시청자들도 자연스레 이들을 응원하게 만든다. 

/사진=ENA·SBS Plus

결혼 커플이 탄생했다는 경사도 있지만 '나는 솔로' 15기는 동시에 연예인이 아닌 사람의 일상이 방송에 공개되는 것에 대한 위험성도 드러났다. 방송 후반부 다가오는 영식을 거절했던 현숙이 주인공이다. 현숙은 방송 중반 진행된 랜덤데이트에서 웨딩드레스를 입으라는 미션이 주어지자 이를 거부했다. 결국 현숙의 데이트 상대였던 영호는 혼자 미션을 진행했다. 이후 현숙에게 관심을 가졌던 영식이 데이트 상대로 현숙을 선택했지만 현숙은 다가오는 영식을 차갑게 내쳤다. 

전후 사정과 관계없이 영식을 대하는 현숙의 태도는 분명 무례했다. 본인 역시 방송 이후 한 시청자의 지적에 "다 제 잘못이다. 변명의 여지 없이 최악이었다"며 자신의 태도를 인정했다. 그러나 현숙이 예의에 어긋난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 시청자들에게 돌을 던질 권리를 주는 것은 아니다. 현숙은 사과 이후에도 악플이 계속되자 결국 SNS를 차단했고, 최종 선택 이후 유튜브를 통해 진행된 라이브 방송에서도 다시 한번 영식을 향한 사과문을 읽었다. 

'나는 솔로'에 출연하는 사람들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다며 대부분 방송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다. 또 '나는 솔로'가 진행되는 방식은 몇몇 미션과 인터뷰 정도를 제외한다면 출연진들의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방송을 업으로 삼지 않는 사람들을 먼 거리에서 관찰하기 때문에 '나는 솔로'에서는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출연진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숙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줬다는 이유로 불특정 다수로부터 먹지 않아도 되는 욕을 먹게 됐다. 이는 곧 다음 출연자들의 자기 검열로 이어질 수 있다. '나는 솔로'의 진정성에 큰 환호를 보냈던 시청자들이 오히려 그 진정성을 훼손하게 되는 셈이다. 

/사진=ENA·SBS Plus

'나는 솔로'에 출연하는 사람들은 단지 결혼이 하고 싶어 용기를 낸 평범한 사람들이다. 모든 부분이 완벽할 수는 없다. 오히려 방송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충분히 반성하고 변화할 수 있다. 그렇다고 방송에서 좋은 모습만 보여준다면 '나는 솔로'가 강조해 온 진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 방송에서 어느 정도의 진정성을 담아야 하고, 시청자가 이를 얼마나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다만, 15기 영철과 영숙이 보여준 모습은 참고할 만하다.

결혼을 발표한 광수와 옥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영철과 영숙 역시 현재까지 연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영철은 "결혼은 내년 중에 하지 않을까 강력하게 추진 중"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영숙은 방송 외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른 사람을 사칭하며 자신을 칭찬하는 글을 올렸다는 의혹에 휩싸였다는 점이다. 영숙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제가 맞다"고 인정하며 "악의적인 글을 보다 보니 속상했다. 셀프 칭찬 글을 쓰길래 비슷하게 썼는데 바로 들통났다. 친구들이 장난쳐서 이불킥하고 끝났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리고 영숙은 "영철이 그냥 '으이구'라고 말했다"고 영철의 반응을 전했다. 영철은 방송 내내 보여줬던 진심을 방송이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보여줬다. 완벽하지 않아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단점마저 보듬어준 것이다. 영숙은 자신의 부족함을 솔직하게 인정하며 깨질 수도 있던 진정성을 지켜냈다. 이같은 진정성과 진심이 유지되는 한 '나는 솔로'의 인기는 꾸준히 이어갈 것이다.

제작진 역시 이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남규홍 PD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방송이 핫해질수록 작은 것도 커지는 게 있다. 선의로 출연하신 분들에게 파장이 갈 때 제작진 입장에서도 마음이 아프다"며 "편집은 신경을 많이 써야겠다고 느낀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현숙님에게 미안하다. 악플이나 안 좋은 소리를 하는 사람에게 원망만 할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제어해 가며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추후 방향성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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