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물 차오르자 “도와달라” SOS 15건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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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14명이 사망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당시 119 신고에는 아비규환에 빠진 피해자들이 구조를 요청하는 다급한 목소리가 그대로 담겼다.
20일 문화일보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진희 충북도의원을 통해 입수한 15일 궁평2지하차도 관련 '충북소방본부 119신고 시간대별 조치사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1분 "미호강 제방이 터져 물이 넘친다"는 신고를 시작으로 오전 9시 5분까지 총 15건의 119 신고가 초·분 단위로 빗발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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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37분 “차량 3대 갇혔다”
40분엔 “지하차도가 다 잠겼다”
51분 “도와주세요” 외치며 끊겨
소방, 초기 소형펌프차 2대 출동
그나마 1대는 다른 곳으로 보내
청주=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지난 15일 14명이 사망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당시 119 신고에는 아비규환에 빠진 피해자들이 구조를 요청하는 다급한 목소리가 그대로 담겼다. 물로 가득 찬 어둠 속에서 피해자들은 소방에 “갇혔다” “물이 차 아무 소리도 안 들린다”며 상황을 알렸지만 사고 발생 10여 분 만에 “도와달라”는 신고를 끝으로 생존 신호가 끊겼다. 사고 관련 119 신고 내역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문화일보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진희 충북도의원을 통해 입수한 15일 궁평2지하차도 관련 ‘충북소방본부 119신고 시간대별 조치사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1분 “미호강 제방이 터져 물이 넘친다”는 신고를 시작으로 오전 9시 5분까지 총 15건의 119 신고가 초·분 단위로 빗발친 것으로 드러났다. 오전 8시 37분 “지하차도에 차량 3대가 갇혔고 4명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오전 8시 38분에는 “오송 지하차도”, 몇 초 후엔 음성 내용을 알 수 없는 다급한 여성의 목소리가 119 신고 기록에 담겼다.
미호강의 임시 제방 붕괴로 6만t의 물이 쓰나미처럼 밀려온 8시 40분부터는 피해자들이 겪었을 공포감이 녹취록에 그대로 묻어났다. 8시 40분 “지하차도가 다 잠겼다”는 신고, 8시 42분 “지하차도 버스 안으로 비가 들어온다”는 신고, 8시 43분 “물이 가득 차서 빠져나갈 수가 없다” “터널에 갇혔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해당 버스는 9명의 사망자가 나온 747번 급행 시내버스로 추정된다. 또 8시 44분과 8시 45분에는 “지하차도가 침수되고 차량 시동이 꺼지고 난리 났다” “물이 차고 있다. 말이 잘 안 들린다”는 내용이 접수됐다. 피해자의 마지막 신고는 오전 8시 51분 차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도와주세요”라는 호소였다. 이미 지하차도가 잠겨 자력 탈출이 불가능한 때였다. 15번째 신고는 오전 9시 5분 “지하차도가 잠겨 보트가 와야 돼요”란 내용이었다.
소방은 오전 8시 36∼38분까지 3건의 지하터널 침수 신고를 받고 총 8대의 차량을 보냈다. 그러나 물을 빼낼 수 있는 펌프 차량은 단 2대(소형)였고 이마저도 1대는 다른 지하차도로 출동했다. 이후 7차례 신고에선 차량을 투입하지 않았다. 사고 초기 인명 구조를 신속히 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전 8시 40분 “지하차도가 다 잠겼다”는 신고가 들어온 지 5분 후에야 소방 차량 54대가 추가 투입됐다. 소방은 관계 기관인 청주시엔 “제방 붕괴 우려” 통보 등 3차례 침수 우려를 알렸고 경찰엔 4차례 대응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나 기관 간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북경찰청 전담수사본부는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으로 궁평2지하차도와 미호강 임시 제방 현장 감식을 진행해 배수펌프와 배수로가 제대로 작동됐는지 등을 확인했다. 전날 경찰청은 충북경찰청이 사고 대처에 미흡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수사본부장을 김병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장으로 교체하는 등 서울청 소속 50명을 수사본부에 파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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