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맛 과일 ‘나한과’에 만성폐질환 완화 효능 있었다
동물실험 결과 염증 81.6% 억제
중국 남부에서 재배돼 국내에도 수입되는 ‘나한과’라는 과일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완화에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COPD는 호흡 곤란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에도 이르게 하는 무서운 호흡기 질환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성윤영 박사팀은 20일 나한과 추출물에 COPD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 국제 학술지 ‘뉴트리언츠’ 최근호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COPD는 기관지가 좁아지거나 파괴되면서 서서히 폐 기능이 떨어지는 병이다. COPD로 폐 기능의 50% 이상이 손상되기 전에는 기침이나 가래, 가벼운 호흡 곤란이 나타난다.
그러다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입으로 촛불을 불어서 끄지 못할 정도로 호흡량이 부족해진다. 심할 경우 사망에도 이른다. COPD의 한국 성인 유병률은 경증을 포함해 10.8%에 이른다.
COPD의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다. 현재는 기관지 확장제 등의 약물을 쓰지만 부작용이 있고 완치도 어렵다.
연구진은 나한과가 예로부터 여러 호흡기 질환에 널리 쓰인 전통 약재라는 점에 주목해 COPD에서도 효능을 보이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나한과는 중국 남부 광시성에서 주로 자라는 과일이다. 설탕 성분이 없는데도 다른 특수 성분을 품고 있기 때문에 강한 단맛을 낸다. 크기는 레몬이나 사과 만하다. 국내에도 수입되기 때문에 인터넷 등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연구진은 COPD를 앓고 있는 실험용 쥐에게 나한과 추출물을 입을 통해 경구 투여했다. 그랬더니 COPD에 걸린 채 아무 처치도 받지 않은 대조군 생쥐와 비교할 때 염증이 81.6% 억제됐다. 가래가 개선되는 효과도 동시에 확인했다. 인간 기관지 상피세포에서도 염증 반응이 76.7% 진정됐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가 나한과 추출물이 COPD 치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진은 이번 분석에 앞서 2019년에 나한과가 천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규명한 바 있다.
성 박사는 “최근에는 흡연과 함께 미세먼지 같은 환경 문제도 COPD 사례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관련 연구를 통해 COPD 등 호흡기 질환 해결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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