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파 끝났다"…반도체업계, 하반기 투자·증설 예고

동효정 기자 2023. 7. 2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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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이어진 반도체 한파가 조만간 끝날 조짐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 대부분이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대규모 적자를 보일 전망이지만 미래 수요에 대비해 올 하반기에는 계획대로 투자·증설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요 침체로 인해 팹(공장) 가동률이 역성장하고 있으나 미래 수요에 대비해 예정대로 이달 8인치 파운드리 증설은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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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공급망 정상화 기대감에 투자 지속
업황 회복 맞춰 미래수요 선점 위한 투자
새로운 공정 개발 및 생산량 확대 준비
[서울=뉴시스]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반도체 공장 내부.(사진=삼성전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도체 한파가 조만간 끝날 조짐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 대부분이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대규모 적자를 보일 전망이지만 미래 수요에 대비해 올 하반기에는 계획대로 투자·증설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3분기 반도체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는 128.5로 2분기(52) 대비 무려 76.5포인트 급등했다. 주요 업종 중 가장 큰 폭 올랐다. 반도체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는 반도체 수출과 높은 연계성이 있어 향후 반도체 산업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한다.

미국의 반도체 업황 지수에 해당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지난 2개월 새 20% 상승했다.

이같은 지표 흐름으로 업계에선 올 하반기 재고 조정 이후 적자 폭이 줄면서 내년에는 공급망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1년간 D램, 낸드 가격이 80% 하락해 원가 수준까지 도달했다"며 "올 3분기에는 메모리 가격 하락 폭이 축소되고, 4분기 들어 D램과 낸드 가격이 각각 전분기 대비 9%, 4%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챗GPT 같은 초거대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그래픽처리장치(GPU)·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질화갈륨(GaN) 기반 전력반도체 분야 확대 및 새로운 공정 개발을 예고한 상태다.

2025년 모바일용 2nm(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으로 2026년 고성능 컴퓨팅용 반도체, 2027년에는 오토모티브용 공정을 도입해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신소재를 활용한 화합물반도체 시장도 노린다.

질화갈륨 등 신소재를 활용해 반도체를 제작하면 기존 규소(Si) 기반 반도체와 비교해 성능과 내구성을 대폭 높이면서 소비전력은 낮출 수 있다.

특히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높은 신뢰도와 성능을 동시에 갖춘 화합물반도체 기반 전력반도체가 새로운 수익성을 창출할 분야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HBM 판매량 증가로 인한 투자 및 증설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HBM 생산량 확대를 위해 'TSV(Through Silicon Via)' 라인 확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D램을 경기도 이천 팹(Fab)에서 대부분 생산한다. HBM 생산도 이천에서 맡는데, 이천 팹의 경우 TSV 라인 증설을 위한 공간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청주 M15 팹 일부에 TSV 라인을 증설하는 방향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 증설이 필요한 상황이라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다각도로 검토할 것인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DB하이텍 역시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이달 8인치 파운드리 증설 마무리하고 미래 수요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DB하이텍의 올해 연간 실적은 매출 1조1800억원, 영업이익 4319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전년 대비 각각 24%, 45% 감소한 수치다.

반도체 수요 침체로 인해 팹(공장) 가동률이 역성장하고 있으나 미래 수요에 대비해 예정대로 이달 8인치 파운드리 증설은 마무리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올 하반기부터 자동차와 산업용 제품 중심으로 점진적인 업황 반등이 일어날 것이란 기대가 깔려있다.

증설 공사를 마치면 DB하이텍의 8인치 웨이퍼 기준 생산력은 월 14만장에서 15만1000장으로 증가해, 지난해 하반기 대비 10% 가까이 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불확실성이 확실히 걷힌 상황은 아니지만 업황 회복에 맞춰 미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반도체 업계가 캐파(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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