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집 스스로 복원' 터미네이터車 나온다…현대차의 '나노 기술'

더위에도 끄떡없는 '투명 복사 냉각 필름'도…차량 실내 최대 7도 낮춰
"소재가 곧 기술…나노 신기술 개발에 전사 역량 집중할 것"

현대자동차는 20일 서울 중구에서 '나노 테크 데이 2023'을 개최했다./뉴스1 윤다혜 기자

(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는 20일 자동차의 손상 부위를 스스로 치유하는 '셀프 힐링 고분자 코팅'(자가 치유)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이끌어 갈 나노 소재 기술을 공개했다.

현대차·기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나노 테크데이 2023'을 개최했다. 나노 기술이란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수준의 작은 단위에서 물질을 합성하고 배열을 제어해 새로운 특성을 가진 소재를 만드는 것을 뜻한다.

이날 공개된 나노 기술은 총 6가지로, △손상 부위를 스스로 반영구적으로 치유하는 셀프 힐링 고분자 코팅 △나노 캡슐로 부품 마모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오일 캡슐 고분자 코팅 △자동차와 건물 등 투명 성능이 요구되는 모든 창에 적용 가능한 투명 태양전지 △센서 없이 입력만으로 사용자의 생체신호를 파악하는 압력 감응형 소재 △차량 내부의 온도 상승을 획기적으로 저감하는 투명 복사 냉각 필름 등이다.

이종수 현대차·기아 선행기술원장 겸 부사장은 "자동차 모빌리티 산업은 전동화와 탄소중립 등 빠르고 거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며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첨단기술을 개발하는 동시에 관련 소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재가 기술 성능과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배터리 혁신 전에 배터리 소재 개발이 있었기에 전동화가 가능했다. 소재는 매우 중요하지만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해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이해하기 어렵고 다루기 힘든 기술"이라며 "현대차·기아는 향후 고객에게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나노 소재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동차의 손상 부위를 스스로 치유하는 셀프 힐링 고분자 코팅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여인웅 현대차·기아 책임연구원은 "이 기술이 적용되면 총을 맞아도 상처가 복원되는 영화 터미네이터 주인공처럼 차량도 긁힌 부분을 스스로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셀프 힐링 소재가 코팅된 부품에 상처가 나면 분열된 고분자가 화학적 반응에 의해 맞닿아 있던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을 활용한 것이다. 상온에서 별도의 열원이나 회복을 위한 촉진제 없이 회복이 가능하고 반영구적으로 치유가 가능하다.

차량 내부 온도 상승을 획기적으로 저감하는 투명 복사 냉각 필름도 눈길을 끈다. 현대차·기아가 개발한 투명 복사 냉각 필름은 차량의 유리에 부착돼 더운 날씨에도 별도의 에너지 소비 없이 차량 내부 온도 상승을 낮추는 친환경 기술이다.

기존 틴팅 필름이 외부의 열 차단만 가능한 반면 투명 복사 냉각 필름은 열이 외부로 방출되도록 하는 기능이 추가돼 차량 내부 환경을 쾌적하게 하는 동시에 탄소 저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현대차·기아 자체 시험 결과에 따르면 복사 냉각 필름을 부착한 차량은 실내 온도가 기존 틴팅 필름 차량보다 최대 7도 낮아졌다.

dahye1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