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인물 경쟁될 수도권 선거[뉴스와 시각]

이해완 기자 2023. 7. 2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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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수도권 필승 전략에 관해 묻자 나온 반응이다.

수도권 의원들은 중앙당 차원의 전략을 기대하기보다는 각자도생을 위한 '각개전투'를 준비하는 듯했다.

2008년 제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이 수도권을 평정한 후 3차례 총선에서 연달아 민주당에 수도권을 내주다 보니 유능한 후보들이 출마를 두려워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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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완 정치부 차장

“수도권 총선 전략요? 비(非)수도권 당 지도부라 그런지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그저 당내 인사의 막말이나 없었으면 좋겠네요.”(수도권 A 의원), “수도권은 인물 싸움인데 그에 대한 전략이 없는 것 같아요. 각자 알아서 생존해야죠.”(수도권 B 의원)

최근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수도권 필승 전략에 관해 묻자 나온 반응이다. 수도권 의원들은 중앙당 차원의 전략을 기대하기보다는 각자도생을 위한 ‘각개전투’를 준비하는 듯했다. 그들은 수도권 전략이 없는 당을 그다지 탓하지도 않았다. ‘바람’에 취약한 수도권 특성상 어설픈 개입보다는 ‘무(無)전략이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아군끼리 ‘팀킬’을 낳는 막말과 계파 갈등, 공천이 아닌 사천(私薦)만 없어도 해볼 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도권에서 앞서 언급한 ‘외부의 변수’로 인해 연거푸 고배를 마시다 보니 생긴 일종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다.

경기 지역에 출마를 준비 중인 한 국민의힘 소속 인사는 PTSD 외에도 보수 정당이 앓고 있는 또 다른 병이 있다고 했다. 바로 ‘민주당 포비아’다. 2008년 제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이 수도권을 평정한 후 3차례 총선에서 연달아 민주당에 수도권을 내주다 보니 유능한 후보들이 출마를 두려워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한다. 당 조직을 관리했던 한 국민의힘 의원은 “선거에서 장기간 패하면 승리할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이 강하게 작용해 경쟁력이 약한 ‘정치 낭인들’이 주로 지원하는 현상이 짙어지면서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사고 당협위원장 자리를 메우고자 지원을 받았으나 경쟁력 있는 인사의 지원이 기대했던 것보다 많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다수의 수도권 선거를 치른 한 여권 인사는 수도권 민주당 의원들의 경우 타지 출신 비율이 높고, 다선이 주축이라는 점을 잘 파고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출마 지역과 관련한 ‘스토리’가 풍부하고, 세대교체론의 얼굴이 될 만한 ‘새 인물’을 잘 발굴한다면 기성 정치에 지친 스윙보터(부동층)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른 여권 인사도 “이준석 전 대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발탁하지 않았다면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겠냐”며 “유명 인사 전략공천과 함께 경쟁력 있는 청년들을 ‘인큐베이팅’하고 전면에 내세워야 수도권에서 훈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인 데다, 정국 주도권 향배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여당은 사활을 걸어야 할 선거다. 그러기 위해선 전체 지역구 의석 253석 중 절반에 가까운 121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승리해야 한다. 패배하면 사실상 현 정부의 ‘레임덕’이다. 하지만 당내에서의 절박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자구책 마련보다는 ‘용산’의 혜안을 기다리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손자병법에는 ‘승리하는 군대는 먼저 이길 준비하고 싸운다’는 구절이 있다. 이제 이길 수 있는 준비 기간은 265일밖에 남지 않았다. ‘수도권 고질병’ 치료도 이 시기의 대처에 달렸다.

이해완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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