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해외부동산 리스크 집중 관리… 금감원 “건전성 우려땐 CEO 면담”

국내 10개 증권사와 간담회
“손실징후 재무제표 적시 반영”

금융감독원이 건전성 우려가 있는 증권사에 대해서 CEO 개별 면담을 실시하겠다고 밝히는 등 집중 관리에 나섰다. 특히 각종 투자 부실 악재가 쌓인 증권사에 치솟고 있는 연체율 관리를 위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조속 상각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20일 오전 국내 10개 증권사 CRO 및 IB 담당 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PF 및 해외 대체 투자 익스포저(위험노출액) 현황을 점검하고 리스크 관리 강화 방안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최근 증권사들은 차액결제거래(CFD) 및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 부담, 해외 부동산 펀드 손실 우려 등 리스크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당국이 관리 고삐를 죄고 나선 것이다.

황선오 금감원 금융투자 부원장보는 이 자리에서 “리스크 관리가 취약한 증권사에 대해서는 별도 관리방안을 제출하도록 하고 CEO 개별 면담을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건별 금액이 크고 지분이나 중·후순위 대출 방식의 투자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투자대상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는 등 손실 징후가 있으면 재무제표에 적시 반영하도록 상시 자체 점검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금감원은 PF의 경우 회수가 불가능한 부실채권에 대해서는 조속히 상각하고, 부실 우려 PF대출에 대해 외부 매각, 재구조화를 하라고 주문했다. 여기에 더해 부동산 익스포저 손실흡수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라고 강조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CFD에 대해 오는 9월부터 투자 자격을 계좌 잔액 3억 원 이상으로 높이고, 증권사가 CFD 잔고를 매일 금융투자협회에 보고토록 하는 등의 개선안을 내놨다. 또 증권사들의 PF가 대출(5조3000억 원)보다 채무보증(21조8600억 원)이 더 심각한 만큼 채무보증의 장기대출 전환 작업을 지시한 상황이다.

다만 이 같은 방안들이 리스크 관리에 역부족이란 우려도 나온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거액의 손실 사고가 터질 수 있는 해외 부동산 펀드의 위험성이 높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의 자기 자본 대비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비중은 24%로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해외 부동산 펀드 순자산액 규모는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8일 기준 77조6318억 원에 달한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