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전임 감독 환원·연장 승부치기…한국야구 '레벨업' 프로젝트 가동
저연차 선수 ML 연수 추진…'로봇 심판' 도입도 검토하기로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리그부터 대표팀까지, 한국 야구의 전체적인 수준을 올리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가 시행된다. 경기제도 개선과 유망주·지도자 육성, 야구 저변 확대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변화를 꾀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일 'KBO리그·팀 코리아 레벨 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는 야구 대표팀이 최근 국제대회에서 잇따라 부진한 성적을 낸 데 따른 것이다.
KBO는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끝난 뒤 KBO 리그 현장, 미디어, 해외 야구 전문가, 아마추어 야구 지도자, 학계 인사 등이 포함된 태스크포스팀(TF)을 구성하고 전략 방향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내놓은 결과물이 레벨업 프로젝트로, 향후 △국가대표팀 전력 향상 △경기제도 개선 △유망주·지도자 육성 △야구 저변 확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리그의 레벨 업을 바탕으로 대표팀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에 따른 저변 확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지속 가능한 야구 강국으로 발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가대표팀 전임감독제 환원…다저스·SD와 교류 경기도 추진
우선 대표팀은 전임 감독제로 환원하기로 했다. 오는 2026 WBC까지 대표팀의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전임 감독제를 운영하며, 감독을 보좌하고 대표팀의 방향성과 정책을 연구할 코치 역시 전임으로 선임한다.
그간 대회에 임박해 국가대표팀을 소집했던 것과 달리 해외팀을 상대로 꾸준하게 평가전과 교류전을 개최해 국가대표팀 전력도 시험하기로 했다.
이에 내년 예정된 메이저리그 서울 개막전을 앞두고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각각 평가전을 추진하기로 했다.
◇KBO리그엔 피치클락, 연장 승부치기 도입
KBO리그의 제도도 해외야구의 흐름에 맞춰 바꾼다. 국제대회 경쟁력 강화하고 더 재미있는 리그를 만든다는 취지다.
먼저 메이저리그에서 적용하고 있는 피치클락을 통해 스피드업 효과를 노린다.
KBO는 올 하반기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퓨처스리그와 KBO 리그 전 구장에 피치클락 운영 장비를 설치하리고 했다. 이후 24시즌 퓨처스리그에서 규정을 적용하고 KBO리그에서는 시범 운영을 거친 뒤 최종 도입한다.
지난 2022년부터 퓨처스리그에서 시행 중인 연장전 승부치기는 내년 시즌부터 KBO리그에 곧장 적용한다. 9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할 경우 10회부터 승패를 가를 때가지 승부치기를 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주자와 수비수 간의 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베이스 크기 확대와 관련해선 올 후반기에 규칙 개정 후 내년 시즌부터 퓨처스리그와 KBO 리그에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수비 시프트 제한도 논의한다. 역시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적용하고 있는 룰로, 수비 팀은 최소 4명의 야수가 투수 투구 시 내야에 경계 내에 있어야 하고 2명의 내야수가 2루 베이스를 기준으로 각각의 측면에 위치하도록 시프트를 제한한다. 퓨처스리그에는 내년 시즌부터 KBO리그에는 2025년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MLB와 WBC에서 시행중인 투수 등판 후 최소 세 타자 혹은 이닝 종료까지 투구 해야 하는 규칙도 적용된다. 이 역시 내년 퓨처스리그에 적용한 뒤 KBO리그에서는 2025년 적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외에 '로봇 심판'으로 통용되는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 역시 도입을 검토한다. KBO는 메이저리그와 함께 이와 관련한 연구와 논의를 지속해왔으며, 현재 경기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하는 단계다. KBO는 메이저리그의 도입 상황을 지켜본 뒤 최종 도입 여부와 시기를 확정할 방침이다.
◇저연차 선수 MLB 교육리그 추진…지도자 육성도 체계화
KBO 리그 유망주 선수를 대상으로 MLB 교육리그 참가도 추진한다.
구단별 마이너리그 최상급 유망주들이 파견되는 애리조나 가을리그(AFL)에 내년부터 KBO 저연차 선수를 파견하는 방식으로, MLB 사무국과 파견 선수 대상,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또 현재 KBO리그 선수들이 참가하고 있는 호주 리그(ABL)는 전·후반기로 나눠 상무 야구단과 KBO 구단별 선수로 연합팀을 구성해 파견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지도자 육성도 체계화한다. 지도자의 역량 강화를 위한 해외 지도자 초청 세미나, 코치 아카데미 등의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유소년 야구 지원 통한 야구 발전 확대
유소년 야구 지원 사업도 꾸준히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200개 초등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티볼교실을 300개교로 확대하고 부산 기장, 강원 횡성, 충북 보은에 세워지는 야구센터를 활용해 지원할 예정이다.
또 리틀·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도 확대 운영 될 예정이며, 포수 등 각 포지션별 유망주 초청 캠프도 진행된다.
아울러 유망주 선수들의 부상 방지 교육과 기초 근력 강화를 위해 트레이너가 없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트레이너를 파견하는 순회 교육도 지속적으로 시행한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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