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에서 셀프 회복 세계 최초"...현대차·기아가 공개한 기술 '여섯'

이태성 기자 2023. 7. 2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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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수 현대차·기아 선행기술원장(부사장)/사진제공=현대차기아

"소재기술은 다른 기술의 혁신보다 선행된다. 첨단 소재를 개발할 수 있어야 장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종수 현대차·기아 선행기술원장(부사장)은 20일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나노 테크데이 2023'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동화, SDV,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혁신은 소재라는 원천 기술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며 현대차가 소재 개발에 열을 올리는 배경을 설명했다.

자동차 스스로 고치는 나노 코팅 기술 공개..."상온 작용은 세계 최초"

셀프 힐링 고분자 코팅 기술을 적용한 소재./사진제공=현대차기아
이날 현대차·기아가 가장 먼저 소개한 기술은 '셀프 힐링 고분자 코팅' 기술이다. '셀프 힐링'이라는 말 그대로 나노 소재가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는 기술이다.

셀프 힐링 기술은 다른 업체에서 수차례 발표했던 기술이다. 그러나 앞서 발표된 기술은 회복을 위한 촉진제를 내재해 한번 사용되고 나면 반복적으로 치유가 어려웠다. 또 별도의 가열 장치 없이는 작동하지 않아 전면부 그릴 등 한정된 부위에만 적용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현대차·기아가 개발한 셀프 힐링 기술은 상온에서 별도의 열원이나 회복을 위한 촉진제 없이도 두 시간여 만에 회복이 가능하고 반영구적으로 치유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별도 열원 등 없이 상온에서 작용하는 셀프 힐링 기술은 세계 최초"라고 밝혔다. 이 기술은 카메라 부품이나 외장 그릴 등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셀프 힐링 고분자 코팅 기술 적용 부품의 손상 회복 과정./사진제공=현대차기아

부품 마모를 줄이는 '오일 캡슐 고분자 코팅' 기술도 발표했다. 나노 캡슐이 포함된 고분자 코팅을 부품 표면에 도포하면 마찰 발생 시 코팅층의 오일 캡슐이 터지고 그 안에 들어있던 윤활유가 흘러나와 윤활막을 형성하는 원리다.

현재는 액체 윤활이 불가능한 자동차 부품에는 그리스(Grease)와 같은 반고체 윤활제가 적용된다. 급유나 교환, 세정이 까다롭고 액체 윤활에 비해 냉각 효과가 적어 고속으로 회전되는 부품에는 사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현대차·기아가 개발한 오일 캡슐 기술은 액체와 고체 윤활제의 장점을 모두 갖춘 것이 특징이다. 나노 캡슐 내에 액체 윤활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낮은 비용으로도 높은 윤활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고체 윤활제와 같이 넓은 범위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 현대차·기아는 현재 드라이브 샤프트(Drive Shaft)에 이 기술을 적용해 양산을 목표로 제품을 개발 중이다.

현대차가 내놓은 차세대 태양전지..."에너지 효율 높고 투명해"
현대차·기아가 공개한 '투명 태양전지'는 우수한 전기적, 광학적 특성을 지닌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소재를 이용한 태양전지 기술이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빛을 전기로 바꾸는 광전효율이 높아 태양전지로 제작했을 때 발전효율이 실리콘 태양전지 대비 30% 이상 높고 투과성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대차·기아는 모듈 단위로 커진 상황에서도 1.5와트(W)급 성능을 보이는 투명 태양전지를 개발해냈다. 이는 세계 최초로, 투명 태양전지는 차량의 모든 글라스에 적용돼 더 많은 발전량으로 전기차 효율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건물의 창문도 대체해 외관상으로도 크게 이질감 없는 건축 설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현대차·기아는 현대건설 등과 함께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차·기아는 실리콘 태양전지 위에 차세대 태양광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를 접합해 만든 '탠덤 태양전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두 개의 태양전지를 적층해 서로 다른 영역대의 태양광을 상호 보완적으로 흡수해 35% 이상의 에너지 효율 달성이 가능한 기술이다.

현대차·기아는 친환경차의 후드, 루프, 도어 등 태양광을 직접적으로 많이 받는 부위에 탠덤 태양전지를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일상 주행이 가능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일 평균 태양광 발전만으로(국내 평균 일조량 4시간 기준) 20km 이상의 추가 주행거리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소형 나노 기술 활용한 압력 감응형 소재...틴팅 재신할 나노 필름도
압력 감응형 소재 적용 시트 체험./사진제공=현대차기아
이 외에도 현대차·기아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나노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압력 감응형 소재와 복사 냉각 필름에 대해 발표했다. '압력 감응형 소재'는 별도의 센서 없이 소재에 가해지는 압력을 전기 신호 형태로 변환하는 기술로, 차량의 발열시트 폼(foam) 내부에 적용돼 탑승자의 체형 부위만 정확하게 발열시켜 준다.

압력 감응형 소재는 발열시트 외에도 다양한 미래 기술과 연계돼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편의를 제공할 전망이다. 자율주행 시대에는 다른 센서를 대신해 탑승자의 정확한 자세 감지가 가능하고, 호흡, 심박수와 같은 생체 신호를 감지해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서비스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명 복사 냉각 필름'은 차량의 유리에 부착돼 더운 날씨에도 별도의 에너지 소비 없이 차량 내부의 온도 상승을 낮추는 친환경 기술이다. 기존 틴팅 필름이 외부의 열 차단만 가능한 반면, 투명 복사 냉각 필름은 열이 외부로 방출되도록 하는 기능이 추가됨으로써 차량 내부 환경을 쾌적하게 하는 동시에 탄소 저감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특히 차량의 글라스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양산성을 고려해 대면적화까지 성공한 사례는 현대차·기아가 세계 최초다.

현대차·기아 기초소재연구센터장 홍승현 상무는 "오늘 공개된 나노 기반 기술들은 현대차그룹 소재 전문가들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며 "나노 소재 기술은 모빌리티 산업 변화를 선도할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오는 21일 열리는 '나노 테크데이 2023' 2일차 행사에 소재 분야 전공 대학생들을 초청해 나노 소재에 대한 개발 경험을 공유하고, 학생들의 질문에 연구원들이 답하는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 또 별도의 직무 상담 부스도 마련해 입사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연구개발 업무와 채용 과정 등에 대해 안내할 계획이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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