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불륜 확인하려고 휴대폰 사무실 두고 몰래 녹음 50대 결국?

아내 사무실 도어락 비번 누르고 들어간 혐의는 무죄

▲ 핸드폰 음성녹음 화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내의 외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사무실에 몰래 두고 녹음한 50대 남자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는 최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과 건조물 침입 혐의로 기소된 A(56)씨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및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4월 3일 오전 8시 30분쯤 아내 B씨의 원주 사무실에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녹음기능을 킨 채 몰려 숨겨두고 대화 내용을 녹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부부는 2021년부터 부부관계가 악화돼 이혼을 진행하는 과정에 있었으며, A씨는 아내 B씨의 외도 증거를 잡아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A씨는 재판에서 서류를 파쇄하기 위해 사무실에 들어갔다가 휴대전화를 놓고 나오는 바람에 우연히 통화내용이 녹음됐을 뿐 고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가 몰래 녹음한 시간이 6시간 14분에 달하고, 녹음한 휴대전화를 회수, 외도 증거가 될 만한 대화 내용을 아내에게 추궁한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불법 녹음과 내용 확인 등 피고인의 행동은 미리 계획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실수로 휴대전화를 놓아둔 것이라면 피해자에게 쉽게 발견될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않았던 점에 비춰 고의로 대화 내용을 녹음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자녀들을 비롯한 가족들이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B씨의 사무실에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간 혐의에 대해서는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기영 mod1600@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