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제조업 체감경기 안정세…유통업은 소비위축 여파

[파이낸셜뉴스] 3분기 부산지역 제조업 경기는 수요산업의 회복과 계절수요 증가 등으로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소매유통업으로 대변되는 소비시장은 각종 특수 기대에도 체감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부산상공회의소는 20일 지역 제조업 250개사와 소매유통업 55개사를 대상으로 한 ‘3분기 부산제조업과 소매유통업 경기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3분기 지역 제조업의 체감경기를 가늠해 보는 제조업경기전망지수(BSI)는 기준치(100)에 미치지 못한 95를 기록해 가파른 경기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호전, 미만이면 악화를 의미한다.

다만 올해 들어 지수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1분기(83)에 비해 2분기 실적지수(92)가 호전된 것을 감안하면 전분기 수준의 안정세는 유지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경영부분별로는 설비투자(104), 공급망안정성(100), 공장가동(100)에서 기준치 이상을 기록했고 매출(96)과 영업이익(94)도 기준치에 근접한 가운데 2분기 실적치를 상회하는 모습을 보여 전반적으로 직전분기에 비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업종별로는 완성차 업계의 수출실적 회복에 힘입은 자동차부품(107)과 친환경 운반선 수요 증가 등 슈퍼사이클 진입이 기대되는 조선·기자재(110)의 업황 회복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계절적 성수기 진입 및 국제유가 안정화에 힘입은 의복모피(130), 신발(106), 화학고무(117) 등 주요업종 대부분 전망치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비 위축에 따른 재고 소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음식료품(88)과 국내 철강가격 하락 및 건설 경기 둔화에 따른 내수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1차금속(73)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상반기 매출 목표 달성여부에 대한 질문에서도 조사기업의 과반수가 넘는 64%가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응답했고 이 중 25%의 기업은 초과 달성을 예상했다. 상반기 실적 달성에 대한 자신감이 하반기 기대감으로 고스란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러한 제조업의 긍정적인 분위기와는 달리 지역 소비시장은 하계 휴가철과 명절 특수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경기 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지역 소비시장에 대한 업계의 현장 체감도를 나타내는 소매유통업경기전망지수(RBSI)는 3분기 89를 기록해 여전히 기준치(100)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고금리의 영향으로 소비 위축이 본격화되면서 계절적인 특수의 상당부분이 상쇄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태별로는 대형마트(118)를 제외하고는 백화점(80), 슈퍼마켓(85), 편의점(76) 등은 모두 지수가 기준치를 크게 하회했다.

부산상의 경제동향분석센터 한 관계자는 “제조업 경기가 전방산업의 수요회복으로 인해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고금리, 유가변동 등 불안요소가 많아 섣불리 낙관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특히 서민경제와 맞닿아있는 소비 시장의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선제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과 정부 차원의 다양한 경기부양 카드를 적극 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