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화영 고백에 이재명 거짓말 드러나”···사법리스크 다시 띄우기
국민의힘이 20일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가 쌍방울그룹과 경기도는 아무 관계가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이재명 대표의 거짓말이 확인됐다”며 책임론을 꺼내 들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 수해 대응 무능 논란 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해 불리한 여론을 전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부지사의 진실 고백으로 ‘쌍방울과의 인연은 내의 하나 사 입은 게 전부’라는 이재명 대표 말이 얼마나 뻔뻔한 거짓말이었는지 확인되고 있다”며 “이미 드러난 사실로만으로도 이재명 대표 자전적 다큐라는 사실은 피해 갈 길은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최근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이 전 부지사로부터 ‘쌍방울에 방북 추진을 요청한 사실을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7월~2022년 7월 대북경제협력 지원을 대가로 쌍방울 그룹에서 3억원이 넘는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됐다.
김 최고위원은 “지금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 필요한 건 온갖 말장난으로 책임 회피하는 일이 아니라 진실이 무엇인지 고백하고 의혹이 사실일 경우 어떻게 책임질 건지 분명한 입장을 피력하는 게 우선 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대식 최고위원도 “쌍방울 대북송금사건은 이재명 지사의 대선 가도를 위한 위장평화쇼였음이 드러난 것”이라며 “국기문란 수준인 쌍방울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만큼 이재명 대표는 본인의 과오를 시인하고 공당의 대표로서 대국민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여의도연구원 원장은 “홍수 피해에 묻혀 이재명 게이트가 조명받지 못하고 있지만 검찰의 수사는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며 “이재명 지사의 방북비용 300만불을 쌍방울이 대납했다는 걸 이제 이재명을 제외한 모든 관련자의 진술이 일치하고 있다. 이재명이 더는 사법처리를 피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민주당 안에서도 좀 내홍이 심해질 가능성이 큰 게 이화영 그분은 이해찬 사람”이라며 “이해찬 대표가 이재명을 손절했다는 신호로 해석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그러면 아마 체포동의안이 날아오면 찬성하는 표가 결국 훨씬 더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민주당 입장에서 선거를 이겨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지난 18일 의원총회를 열고 “정당한 영장 청구에 대한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고 의견을 모은 것에 대해서도 “불체포특권을 사수하기로 하면서 겉으로 포기하는 듯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국회 본회의에서 특권 포기를 선언한 지 30여일만에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한 것은 국면전환용으로 써먹었던 것이라는 새빨간 거짓말을 실토한 것”이라며 “영장 청구의 정당성 여부를 자기가 스스로 판단한다고 하니 이런 꼼수가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 논리 구조가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경북 안동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수사를 해야 하는데 자꾸 정치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로부터 ‘검찰이 이 전 부지사에게 허위 진술을 회유·압박하고 있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접수했다”면서 진상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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