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지구촌 곳곳 기상 이변…원인은?
[앵커]
올 봄까지 남부 지역이 가뭄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았었는데요.
현재는 장마철 폭우로 전국에서 안타까운 인명 손실과 큰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또, 지난달(6월) 초 캐나다 전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발생한 연기가 뉴욕 등 미국 북동부 지역을 강타했고, 서유럽과 북미 그리고 인도는 지금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극단적인 기상 이변이 일어나는 이유 알아봅니다.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김상우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올해 나타나는 우리나라의 폭우가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는 건가요?
[답변]
기억하시듯이 광주/전남지역은 2022년부터 올해 봄까지 누적강수량이 평년 대비 60-70% 수준으로 심각한 가뭄을 겪었으며, 지난 4월 광주/전남지역 중장기 가뭄대책을 정부에서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와 같이 불과 2달 전까지도 극심했던 가뭄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기 바쁜 상황이었는데 반해, 7월 장마철 들어서면서 연일 내리는 비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로 안타까운 인명 피해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습니다.
보통 6월 중하순부터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남쪽에서 유입된 습한 공기가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와 만나면서 장마 전선이 형성되고, 비가 오게 됩니다.
'짧은 시간 동안 좁은 면적에 줄기차게 내리는 큰 비'를 집중호우라고 하는데요.
올 여름은 이와 같은 집중호우의 강도와 빈도가 크게 높아진 상황입니다.
이를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와 연결하여 설명하는데요.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는, 즉 지구온난화가 진행이 되면 대기 중의 수증기량이 증가하게 되고, 결국 이들 수증기들이 응결하여 내리는 비의 양, 즉 강수량이 많아지게 됩니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따뜻하고 습한 공기의 한반도 유입이 증가하면서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와 만나는 경계면에서 대기의 불안정이 커지면서 특정 지역에 짧은 시간에 큰 비가 내리는 집중호우가 나타납니다.
최근 언론에서 극한 강우로 표현을 하고 있는데요.
지상에도 한강, 낙동강 등이 있듯이, 하늘에 나타나는 이러한 물길을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이라고 부릅니다.
온난화가 지속될수록 이와 같은 수증기가 수렴하여 극한 강수를 유발하는 대기의 강이 뚜렷하게 만들어질 확률이 커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와 달리 인도와 서유럽은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죠?
[답변]
한반도에 장마로 인한 인명 피해가 잇따르는 반면 지구촌 곳곳에서는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무더위는 일반적으로 자연적인 날씨 패턴에서 발생하지만,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더 빈번히 발생하고 오래 지속되는 양상, 즉 폭염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도는 지난달 최고기온 45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나타났구요.
유럽 남부에서는 40도를 넘는 강력한 폭염이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이탈리아는 대부분의 도시에 폭염 관련 적색 경보를 발령한 상태입니다.
그리스는 관광 명소인 아크로폴리스를 방문객 보호를 위해 지난 15일과 16일 폐쇄한 바 있습니다.
참고로 2021년 8월 시칠리아에서 48.8도를 기록, 유럽 최고 기온을 기록했었습니다.
지구온난화는 단순히 지구의 온도만을 상승시키는 것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온도가 변하면 고기압과 저기압의 발생 등 기압 배치가 달라지면서 대기에서의 공기 흐름이 달라지게 됩니다.
많은 과학자들은 최근 나타나는 폭염의 원인을 북반구에서의 제트기류 약화에 따라 느려진 대기의 흐름과 정체된 고기압의 형성을 주요한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정체된 고기압이 발달하면 더 많은 태양 에너지를 받으면서 지표 부근에서의 온도는 급격히 상승하게 됩니다.
인도의 경우 지속된 가뭄 하에서 고기압이 지속적으로 발달하면서 40도는 넘는 고온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유럽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유럽 같은 경우 아프리카의 뜨거운 공기가 동시에 유입되면 폭염이 더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일본도 이번주부터 폭염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장마가 끝난 이후 한반도로 확장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무척 더운 여름이 될 수 있습니다.
[앵커]
폭염이 심해지면 대형 산불이 더 많이 일어나는 것 아닌가요?
대형 산불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답변]
앞서 말씀드렸듯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대기 순환의 변화로 한편에서는 홍수가, 다른 편에는 가뭄이 듭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가면 지표면의 습기가 증발하면서 대기 중의 수증기는 증가하지만, 반대로 토양이 건조해지기 마련입니다.
건조해진 토양 때문에 따라 산불 발생 위험도 높아집니다.
정체된 고기압으로 인해 폭염이 발생하면 비가 오지 않는 상태에서 수증기는 계속해서 증발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대기와 토양이 모두 건조해지면서 산불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강풍이 불게 되면 산불 피해 면적은 크게 증가하게 됩니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심화될수록 산불 발생 기간이 길어지고, 지속 시간도 늘어나 피해를 키울 것으로 경고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사람들이 거의 살지 않는 시베리아 지역에서도 산불이 사상 최대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시베리아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나무와 토양에 저장된 온실가스가 대기 중으로 배출돼 기후변화를 더욱 가속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 발달한 엘니뇨가 산불 발생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나요?
[답변]
엘니뇨는 적도 태평양의 평균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 높은 상태로 5개월 이상 지속될 때를 말합니다..
적도에서의 해수면 온도 변화가 어떻게 산불 발생과 연관지어 될까 의아해 하실 텐데요.
엘니뇨는 단순히 해수면의 온도 상승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도 태평양 지역의 해류 순환뿐만 아니라 대기의 흐름도 바꿔 놓습니다.
평소 서태평양인 인도네시아 지역은 저기압이 발달하면서 비가 많이 오지만, 엘니뇨가 발생하면 강수대가 태평양 한가운데로 이동하면서 인도네시아 지역은 비가 오지 않는 덥고 건조한 여름이 됩니다.
결국 울창한 열대우림에서 산불이 일어나게 됩니다.
올해는 엘니뇨 영향으로 인해 인도네시아나 호주 북부 등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빈번하게 산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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