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순직 해병대원에 최대 예우 다해야”···지도부는 빈소 조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참석자들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수해 피해자들과 관련 수색 중 사망한 해병대원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국민의힘은 폭우로 인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린 해병대원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20일 추모 분위기 속에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해 인명사고가 정치적 악재로 번지지 않도록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시작에 앞서 폭우 수해로 인한 사망자들과 수색작업 도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해병대원을 기리며 묵념했다. 어두운 색 정장에 노타이 차림으로 입장한 지도부는 무거운 분위기로 회의를 이어갔다.

김기현 대표는 “어제 집중호우 피해지역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해병대 장병이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면서 “피해 복구 과정에서 2차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최대한의 안전조치를 해 주시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숨진 장병에 대해 ‘최대한의 예우’를 다할 것을 강조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실종자 수색과 복구에 최선을 다하되 재발 방지를 위해 현장에서 철저히 안전 대책을 강구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했다.

윤희석 대변인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수색활동 중 순직한 해병대원에 대한 애도의 뜻을 담아 국민의힘 현역의원 일동이 추모 성금을 모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의장, 한기호 국방위원장은 이날 오후 숨진 해병대원의 빈소가 차려진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을 찾아 조문했다. 김 대표는 방명록에 “숭고한 희생에 온 마음으로 경의를 표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그 전날에도 장갑차가 들어갔다가 장갑차로도 수색이 어려워 철수한 곳이라는데, 그런 곳이라면 로프를 연결한다든지 구명조끼를 입힌다든지 조금 더 안전을 강구한 상황에서 현장에 투입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허은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를 땐 국가의 아들, 다치거나 죽으면 누구세요?’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라며 “왜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구조에 나선 것인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썼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불어난 강물 속에서 수색작업에 나섰는데 어떻게 구명조끼조차 지급되지 않았는지 국민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관련 매뉴얼이 있는데 지키지 않았다면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한 부분이고, 만약 없다면 없는 대로 더 문제”라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