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더위보다 아찔한 물가에 "보양식은 집에서"

송주희 기자 2023. 7. 2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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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 한그릇 2만원 육박 외식물가 부담에
여름 보양 간편식 중복 앞두고 판매량 뛰어
G마켓 생닭·한우·장어 등 보양식재료 매출↑
유통가 간편보양식 신제품, 재료할인 행사등
'불 없는 인덕션' 등 조리 가전 프로모션까지
"즙 찾는 2030" 보양식 신장률 4050 상회
서울 명동의 한 식당 입간판에 삼계탕 메뉴 가격이 써있다./연합뉴스
[서울경제]

외식 물가가 무섭게 오르면서 21일 중복을 앞두고 여름 보양식을 간편하고 저렴하게 집에서 해결하려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이른 무더위와 여름 방학 등 ‘계절적 요인’까지 맞물려 관련 상품 매출도 크게 늘었다.

20일 e커머스 G마켓이 이달 1~19일 여름 보양식재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식품군이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증가했다. 삼계탕의 핵심 재료인 생닭은 50%, 한우는 89% 늘었고, 대표 보양식 장어도 32% 더 많이 팔렸다. 그 외에도 옥돔(76%), 문어(64%), 산삼(51%), 홍삼(31%) 등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신세계(004170)푸드의 이달(1~15일) 간편식 삼계탕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이른 무더위로 보양식을 먹는 소비자가 증가한 데다 외식 물가 고공행진에 집밥으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휴가·방학철을 맞아 가족 단위 식사 수요가 늘자 ‘1인분 외식 값으로 집에서 만들어 여럿이 먹겠다’는 가정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의 음식점에서 파는 삼계탕 1그릇 평균 가격은 1만 6423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0.3% 올랐다. 특히 올해는 고물가에 인건비, 공공요금 인상 등이 맞물려 일부 유명 식당의 삼계탕 1인분 가격은 2만 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식품업계는 ‘보양식 집밥’ 수요가 늘자 잇따라 간편식을 출시하는 한편, 식재료 할인 행사를 열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현대그린푸드(453340)는 오는 25일까지 공식 온라인몰인 그리팅몰에서 다양한 보양 간편식을 신규 출시하고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무더위를 이겨낼 이열치열 한 그릇’, ‘기운 불끈 그리팅 양념육’ 등을 테마로 열릴 이번 행사에서는 추어탕, 삼계솥밥, 백숙, 전복죽, 갈비찜 등 가정 간편식으로 제작된 보양식 제품을 선보이고, 인기 제품을 최대 15% 할인 판매한다.

조선호텔앤리조트도 지난해 6월 첫 선을 보인 이후 7만 7000개가 팔린 ‘조선호텔 삼계탕’ 간편식과 올 4월 새로 내놓은 ‘조선호텔 오곡삼계탕’ 간편식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 직원이 20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민어 농어 건강회’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 제공=롯데마트

대형마트도 ‘보양식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중복을 맞아 보양식을 찾는 고객을 위해 자연산 민어와 국산 농어를 혼합해 제작한 ‘민어 농어 건강회(국산·200g)’를 시세 대비 30% 저렴하게 선보인다. 이번 행사를 위해 마트 수산팀 상품기획자(MD)는 두 달여간 수협 위판장을 직접 방문하며 판매자와 접촉, 6~7월 번식기를 맞아 살이 통통하게 오른 10t 물량의 남해 지역 민어를 사전 계약하고, 매가를 시세 대비 20% 낮출 수 있었다. 롯데마트는 “손질 후 센터에 입고시켜 다음날 출고되는 일반적인 회 입고 과정과는 달리 민어회는 매일 새벽 경매한 상품을 매입해 아침 손질 후 점포에 직배송해 신선함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롯데하이마트 직원이 20일 서울 시내 한 점포에서 조리용 가전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 제공=롯데하이마트

가전업계도 이 같은 특수에 올라탔다. 롯데하이마트(071840)는 각종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주방 가전 할인 행사를 기획했다. 전기밥솥, 에어프라이어 등 대표 가전부터 ‘불 없는 주방 가전’인 인덕션, 전기 오븐 등을 최대 40% 혜택가에 판매한다.

한편, 올해는 젊은 소비층의 보양식 구매가 두드러진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G마켓의 조사에 따르면 이달 1~19일 2030 세대의 보양식재료 구매가 4050 세대보다 더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생닭의 경우 2030과 4050 소비자의 신장률이 각각 72%, 40%였고, 한우 역시 131%, 95%로 차이가 컸다. 옥돔(540%, 134%), 문어(93%, 59%), 산삼(101%, 45%), 홍삼(48%, 32%) 등 다른 품목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이색 보양식에서도 젊은 소비층의 매출 신장률이 4050 세대 수치를 상회했다. 같은 기간 215% 증가한 흑염소즙의 경우 2030 세대는 410%, 약 5배 매출이 늘었고, 4050 세대는 211%를 기록했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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