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내렸는데 오른 재산세? 2년간 덜 낸 청구서 돌아왔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신동아아파트’ 전용 49㎡를 보유한 김모씨는 최근 재산세 고지서를 받고 당황했다. 올해 공시가격이 3억3600만원으로 전년(4억600만원)보다 17.2% 내렸는데, 부과된 재산세는 32만1940원으로 전년(29만4480원)보다 10%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온라인에는 “정부 발표와 달리 재산세가 올라 이해가 안 된다”는 글이 잇따랐다.
2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주택자 전체 1008만 가구의 11.6%인 117만 가구는 올해 공시가격 대폭 하락에도 불구하고 재산세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 소유자의 세 부담이 커졌다. 이는 지난 2020~2021년 부동산 급등기에 냈어야 할 재산세 폭탄이 ‘세 부담 상한제’로 인해 이연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정부는 1주택자의 보유세가 갑작스럽게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한 번에 올릴 수 있는 세금의 상한을 정하고 있다. 재산세는 공시가격 3억원 이하는 105%, 3억~6억원 110%, 6억원 초과 130%의 비율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작년까지는 공시가격이 급격히 상승해도 세부담 상한을 적용받아 원래 내야할 재산세보다 훨씬 적게 내왔다.
그러나 올해는 공시가격이 하락해 원래 내야할 재산세액이 세부담 상한액보다 적거나 비슷해 정상적으로 산출된 재산세를 그대로 내게 되면서 내야 할 재산세가 전년보다 늘어나게 된 것이다. 용두동 신동아 49㎡를 보유한 김씨의 경우 원래 지난해 산출된 재산세는 46만6710원이었지만, 세부담 상한 10%를 초과한 17만2230원이 공제되면서 29만4480원을 냈다. 그러나 올해는 공시가격 하락으로 산출세액은 35만920원으로 줄었는데, 세부담 상한을 초과한 금액이 2만8980원에 그치면서 내야되는 재산세가 32만1940원으로 되려 작년보다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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