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10개 증권사 임원 소집… PF연체율 관리·부실채권 상각 주문

이남의 기자 2023. 7. 2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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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증권사에 부동산 투자·대출의 위험 관리를 당부했다.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보는 "글로벌 통화 긴축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실물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권사 PF 대출 연체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해외 부동산 관련 투자손실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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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증권사 10곳의 임원과 함께 부동산 익스포저(노출액) 리스크 관리 방안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은 금융감독원/사진=머니S
금융감독원이 증권사에 부동산 투자·대출의 위험 관리를 당부했다. 금융권의 대출 잔액이 131조원을 돌파하고 연체율도 2%를 넘어서는 등 곳곳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오전 황선오 금융투자 부원장보 주재로 국내 증권사 10곳의 임원과 함께 부동산 익스포저(노출액) 리스크 관리 방안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보는 "글로벌 통화 긴축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실물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권사 PF 대출 연체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해외 부동산 관련 투자손실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의 부동산 익스포져 관련 위험은 현재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향후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추가 부실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황 부원장보는 "증권사의 PF 대출 연체율이 금융권 내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최근 연체율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브릿지론 중심으로 추가 부실 우려가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어 자산 건전성을 추정 손실로 분류한 부실채권은 조속히 상각하고, 사업성 저하로 부실이 우려되는 PF 대출은 외부매각·재구조화로 신속히 정리하는 한편, PF 채무보증의 장기대출 전환도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손실흡수 능력을 높이는 방안도 논의됐다.

대출만기 연장이나 인허가 지연 등으로 사업 진행이 불투명하다고 판단되는 브릿지론(부동산 개발 사업 초기에 일으키는 고금리 단기 대출)에 대해서는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고, 부도율을 적용할 때는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등 충당금 산정 기준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우선 건별 금액이 많고 지분이나 중·후 순위 대출이 많아 건전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해외 대체투자의 경우, 상시적으로 자체 점검을 통해 손실 징후가 발견되면 재무제표에 적시에 반영하도록 했다.

황 부원장보는 "투자 당시 예상하지 못한 손실이 발생할 경우 투자자와 분쟁이 발생하기 마련"이라며 해외 대체투자 등에 대한 투자자 피해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당부했다.

증권사는 부실이 발생할 경우 투자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담보나 보증, 보험 등 투자자 권리 구제 장치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지 점검하고, 소매 금융을 통해 상품화하는 경우 엄격한 심사와 투자 위험을 빠짐없이 설명하도록 과정을 정비해야 한다.

또 거액 투자를 다수의 개인투자자에게 나눠 판매하는 과정에서 공모규제 위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내부통제 절차도 재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황 부원장보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문제가 없도록 선제적으로 대비해달라"며 "그간 증권업계가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잠재 리스크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접근한 것만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부동산 익스포져 부실이 증권사의 건전성 리스크 확대 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만기연장 등 특이 동향에 대해 매일 모니터링하고 충당금 설정·부동산 익스포져 평가 적정성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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