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고 고맙고 가슴이 먹먹"…순직 해병대원에 예천주민들 '눈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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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무너질까. 다 우리 때문에 왔다가 그렇게 된 거지. 생각만 해도 자꾸 눈물이 나네. 너무 고맙고 너무 안타깝지. 가슴이 먹먹해."
경북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던 해병대원이 급류에 휩싸여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에 주민 김모(여·85)씨는 눈시울을 적시며 '안타깝다'는 말만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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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뉴시스] 김진호 기자 =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무너질까. 다 우리 때문에 왔다가 그렇게 된 거지. 생각만 해도 자꾸 눈물이 나네. 너무 고맙고 너무 안타깝지. 가슴이 먹먹해."
경북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던 해병대원이 급류에 휩싸여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에 주민 김모(여·85)씨는 눈시울을 적시며 '안타깝다'는 말만 반복했다.
야간수색 현장을 끝까지 지켜봤다는 권모(76)씨는 "실종된 병사의 부모가 오열할 때 내가슴도 무너져 내렸다"며 "입대한지 두달 만에 이런 일을 당했으니 그 부모는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일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20일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 A(20) 일병이 전날 오전 9시 3분께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보문교 남단 100m 지점에서 폭우 실종자 수색작업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수색당국은 야간수색 작업 중 실종 14시간 만인 이날 오후 11시 8분께 내성천 고평대교 하류 400m 우측 지점에서 숨진 A 일병을 발견, 20일 오전 0시 45분께 해병대 헬기로 해군포항병원으로 이송했다.
A 일병이 사고를 당한 지점은 전날까지 내린 폭우로 많은 양의 흙탕물이 빠르게 흐르던 곳이다.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채 실종자 수색을 하던 해병대원 3명이 지반이 갑자기 내려앉으면서 하천으로 빠졌다.
2명은 수영으로 물 속에서 벗어났지만 A 일병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결국 참변을 당했다.
아들의 사고 소식을 듣고 당일 수색현장을 찾은 A 일병의 부모는 "가지 말라고 말렸는데도 그렇게 가고 싶어하던 해병대인데. 내 아들은 어디 있나요. 착하게만 산 우리 아들인데"라며 오열했다.
또 "물살이 셌는데, 어제까지만 해도 비가 많이 왔는데 왜 구명조끼를 안 입혔냐. 구명조끼가 그렇게 비싼가요"라며 절규했다.
특히 외동아들이자 장손인 A일병은 대학 1학년을 마친 후 지난 5월 해병대에 입대, 군생활 2개월여 만에 이같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위의 안타까움이 더욱 컸다.
현재 해병대 수사단은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해병대 안전단은 호우피해 복구작전에 투입된 부대의 안전분야에 대해 현장에서 점검하고 보완 중이다.
해병대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경북 예천 지역의 호우피해 복구작전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해병대원의 명복을 빈다"며 "유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호우피해 복구작전을 위해 헌신하다 순직한 해병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갖춰 후속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h932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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