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로 제주 우보오름 수천㎡ 불태운 50대 실형

법원, 징역 1년6개월 선고…조울증 등 심신미약 인정돼 치료감호 처분

제주 우보오름에 불을 질러 임야 수천㎡를 훼손한 50대 남성이 실형을 받았다.

20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차에 불을 질러 오름을 태운 혐의(자기소유자동차 방화 등)로 구속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A씨가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를 앓고 있어 교도소가 아닌 치료감호소로 보냈다.

앞서 지난 1월 21일 오전 3시 57분쯤 서귀포시 색달동 우보 오름 일대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소방 당국에 접수됐다. 불은 오름 인근 임야 9000㎡를 모두 태운 뒤 2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

이 화재로 오름 능선을 따라 폭 100m, 길이 1㎞ 가량이 불에 탄 것으로 조사됐다.

설 연휴 첫 날인 이날 화재 진압을 위해 투입된 인력만 소방 180명, 행정시 20명, 경찰 6명, 의용소방대 34명 등 모두 240명에 이른다. 소방 장비 등도 39대가 투입돼 간신히 불을 껐다.

경찰은 현장에 차량 1대가 전소된 점을 들어 차량 소유주인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수사기관 조사에서 불을 지른 이유에 대해 "귀신에 씌었다' '누가 쫓아와서 그랬다'며 횡설수설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오름에 불을 질러서 산림 수천㎡가 불에 타 수천만 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불길을 제대로 못 잡았다면 주변에 민가가 있어서 큰 피해로 이어질 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이 법정에 이르러서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 당시 양극성 정동장애로 심신미약 상태로 범행했다. 재발 위험이 있어서 치료감호 시설에서 치료받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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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고상현 기자 koss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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