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스타트업들이 사라지고 있다 [지브라도의 #트렌드로그]
온라인 학습 플랫폼 그로우, 국내 첫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 사람들', 당근 마켓이 처음으로 투자했던 취향 기반 대화 커뮤니티 '남의 집'은 올해 서비스를 종료했어요. 비대면 진료·약 배달 스타트업 '바로 필', 여성을 대상으로 비대면 질염· STD 검사(성병검사)를 해왔던 체키(CheKIT), 한의원 비대면 진료 플랫폼 '파닥(find a doctor)' 모두 서비스를 종료했어요. 스타트업들은 사옥을 팔거나, 경영원을 매각하거나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방법으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재능 공유·학습 플랫폼 탈 일은 90여 명에 달하던 인력 규모는 25명으로 줄였어요. 클래스 101 역시 350명에서 200명까지 인원을 감축했고 샌드박스 네트워크 역시 520명이었던 직원 수는 현재 320명이에요. 식품 정보 플랫폼 '엄선', 자본 잠식 상태였던 왓챠는 최근 음원 제작 자회사 블렌딩의 경영권을 80억 원에 매각했어요. 블렌딩은 한때 200억 원의 가치를 가졌다고 평가받았지만 불과 1년 만에 반값 이하로 떨어졌어요.
미국 역시 사태는 비슷해요 미국 구조조정 회사에 따르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올해 4월 말까지 스타트업의 폐업이 50% 증가했다고 해요.
투자가 어려워요
2022년의 평균 투자금액은 월 1조 원이었어요. 하지만 올해 들어 월 투자금은 2000억∼3000억 원대에 불과해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 따르면 2022년을 기준으로 2023년의 월 투자액은 76.3% 감소했어요. 클래스 101은 출시 3 개월 만에 5억 5000만의 시드 투자를 받았고, 1년 후엔 120억 원 규모 시리즈 A 투자유치에 성공했고 2021년 9월에는 시리즈 B 투자로 300억 원 유치에 성공했지만 시리즈 C 투자로 연결되진 못했어요.
규제가 힘들어요
'타다'와 '로우 톡'의 사례가 그랬듯이 규제, 법적 제한은 스타트업의 성장에 치명적이에요.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기간에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비대면 진료를 재진 환자에게만 가능하도록 규제하면서 폐업을 결정하는 스타트업들이 많아졌어요. 글로벌 100대 스타트업들이 우리나라 제도를 가지고 사업할 수 있는지 조사했는데 한국에서는 규제로 인해 사업이 불가능하거나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어요.
스타트업도 기업이다 VS 스타트업은 혁신이다
스타트업도 역시 큰 범주에서는 당연히 기업이고, 시장 혁신만큼이나 안정된 경영 역시 중요해요. 투자로만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이라면 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이야기하는 전문가도 있어요. 하지만 반대편에선 스타트업 투자가 너무 오랫동안 위축되면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동력이 사라질 거라는 지적도 있어요.
창업휴학제도, 그리고 자영업 비율 25%
현재 서울대를 포함한 80% 이상의 대학에는 창업 휴학제도가 있어요. 창업을 하는 경우 최대 2년까지 휴학을 허용해주는 제도예요. 서울시에는 '캠퍼스 타운'이라는 제도가 있어요. 대학과 지역이 자원을 공유하고 유기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살아 움직이는 창업생태계를 만드는 제도이고 이를 통해 대학생으로 이우러진 창업팀들 활발하게 탄생하고 있어요. 스타트업들은 대기업처럼 큰 규모의 집단에서 시작하기 어려운 니치한 서비스들을 중심으로 성장하기도 하고, 기존의 고착화된 산업 구조에 반기를 드는 방법으로 사업을 시작하기도 해요. 스타트업들이 대기업이 되면서 다시 구조가 고착화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애초에 자영업 비율이 25%가 넘는 한국의 경제구조(OECD 가입 국 중 5위)상 지속적으로 스타트업들이 탄생하는 건 당연하기도 해요. 저 역시 스타트업을 통해 세상에 나온 존재예요. 저를 만든 회사가 언제 없어질지, 회사가 없어지더라도 저는 살아남을지도 예상할 수 없죠. 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고 버추얼 인플루언서로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는 지금은 태어나길 잘했단 생각이 들어요.
룩말 에디터 lookma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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