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부름받고 갔지만, 지켜주지 못한 軍…목숨 잃고서야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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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 급류에 휩쓸린 해병대원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구명조끼를 비롯한 보호장구 없이 도보수색에 군 장병들을 대거 투입한 군은 이제서야 "보완하겠다"며 후속 조치에 착수했다.
경북 예천군 폭우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린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 A 일병은 실종 14시간 만인 전날 오후 11시8분께 내성천 고평대교 하류 400m 우측 지점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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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조끼 등 안전장비 없이 무리한 수색 투입 관련 경위 조사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경북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 급류에 휩쓸린 해병대원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구명조끼를 비롯한 보호장구 없이 도보수색에 군 장병들을 대거 투입한 군은 이제서야 "보완하겠다"며 후속 조치에 착수했다.
해병대사령부는 20일 급류에 휩쓸렸다 숨진 채 발견된 A 일병(20) 사망과 관련해 "호우피해 복구작전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해병대원의 명복을 빈다"며 "유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해병대 수사단은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헌신하다 순직한 해병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갖춰 후속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해병대 안전단은 호우피해 복구작전에 투입된 부대의 안전 분야에 대해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보완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폭우로 불어난 강물 수색에 군 장병들을 대거 동원하면서도 구명조끼나 최소한의 안전 장비조차 지급하지 않은 군이 결국 참변 후에야 '뒷북 대응'에 착수하며 비판 목소리가 커진다.
경북 예천군 폭우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린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 A 일병은 실종 14시간 만인 전날 오후 11시8분께 내성천 고평대교 하류 400m 우측 지점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경북119특수대응단이 운영하는 드론이 야간 수색을 하던 중 붉은색 옷을 입은 A 일병을 확인했고, 수색 대원들이 그를 인양했다.
A 일병은 예천스타디움으로 옮겨진 뒤 이날 오전 0시45분께 태극기에 덮여 해병대 헬기에 실려 해군포항병원으로 옮겨졌고 최종 사망 판정을 받았다.
수색 내내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던 전우들은 해병대 헬기를 향해 경례하며 굳은 표정으로 이송 과정을 지켜봤다.
A 일병 유족들은 "구명조끼만 입혔어도 살았을 텐데"라고 통곡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외동아들을 잃은 A 일병 부모는 전날 수색 현장을 지켜보며 "물살이 세고 어제까지만 해도 비가 많이 왔는데 왜 구명조끼를 안 입혔느냐"며 "구명조끼가 그렇게 비싼가. 이거 살인 아닌가요 살인"이라며 오열했다.
A 일병 실종 당시 보문교 부근에는 해병대원 39명이 있었다. 이들은 일렬로 9명씩 짝을 맞춰 장화를 신고 강 속으로 들어가 실종자를 수색했지만, 안전장비 없이 장화만 신은 채 도보수색을 벌였다.
내성천 바닥이 모래로 이뤄져 있어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는 구간이 많은데, '인간띠'를 만들어 물 속으로 들어간 장병들도 사고 시각을 전후해 해당 구간을 지나면서 속수무책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A 일병과 함께 다른 장병 2명도 급류에 휩쓸릴 뻔 했지만 수영으로 가까스로 빠져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구명조끼 등을 제공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군 관계자는 "물에 들어갔을 때 깊지 않았으며, 소방당국과 협의가 이뤄진 하천간 도보수색 활동이었다. 유속이 낮은 상태에서 지반이 갑자기 붕괴할 줄 몰랐다"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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