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휘두르는 VR게임으로 中 홀려…컴투스 선구안 통했다

최은수 기자 2023. 7. 2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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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컴투스로카 신현승 대표·김동원 CTO·이영헌 COO
VR게임 시장서 드문 액션 RPG 장르로 중국 1위
멀미 최소화·뛰어난 몰입감 호평…"믿고 즐기는 VR 게임사 목표"
왼쪽부터 컴투스로카 김동원 CTO, 신현승 대표, 이영헌 COO(사진=컴투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예전에는 VR시장이 콘텐츠도 부족했고 기기 보급의 문제도 있어 성장하려면 멀었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2020년 메타퀘스트2가 출시되고 직접 플레이해보니 이 정도면 모바일 게임 시장처럼 도전해볼 수 있겠다 생각해 직접 동료들을 모아 VR게임 개발을 시작했죠.”(신현승 컴투스로카 대표)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의 신기기 출시로 빠른 성장세가 예상되는 VR(가상현실)게임 시장에서 국산 개발사가 선보인 VR 게임이 흥행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컴투스 자회사 컴투스로카가 개발한 첫 VR 게임 ‘다크스워드’가 그 주인공이다. 킬러 콘텐츠 부족과 기기 보급 문제로 아직은 초기 단계인 VR 게임 시장에 드문 RPG(역할수행게임) 장르로 성과를 내며 일찌감치 시장 선점에 나섰다.

다크스워드는 다크판타지 액션 RPG 장르를 VR로 구현한 게임이다. 언리얼 엔진에 기반한 화려한 그래픽과 빠르고 끊임없는 핵앤슬래시 전투 등 액션성을 스탠드얼론 VR 기기에 최적화했다. 몸을 움직이며 공격을 회피하고 적을 처치하는 몰입감과 각종 아이템 수집, 무기제작 및 강화 등 다양한 콘텐츠가 호평을 얻고 있다.

올 2월 중국 VR 헤드셋 피코(PICO) 현지 스토어를 통해 출시된 다크스워드는 지난달 콘텐츠 업데이트에 힘 입어 유료 앱 순위 1위를 재달성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피코 글로벌 스토어에서도 1위에 올랐다. 아울러 북미, 일본 시장 점유율이 높은 메타 스토어에서는 10위권에 진입하며 중국을 넘어 글로벌 흥행 가능성을 보였다. 메타스토어 평점은 5점 만점에서 4.5점으로 높다.

지난 13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컴투스로카 사무실에서 만난 컴투스로카의 신현승 대표, 김동원 최고 기술책임자(CTO), 이영헌 COO(최고운영책임자)는 모두 게임에 진심인 '겜돌이'들이었다. VR게임 개발 이력도 전무한 이들이 단기간에 성과를 낸 배경은 무엇일까.

컴투스로카 VR게임 다크스워드 스크린샷(사진=컴투스) *재판매 및 DB 금지

시장 성장성 내다보고 VR게임 개발사 설립…액션 RPG 장르 개척

컴투스로카는 액션스퀘어 대표작 ‘블레이드2’를 개발한 신현승 대표를 비롯한 인재들이 지난 2021년 9월 설립한 VR게임 전문 개발사다. 설립과 동시에 컴투스가 투자를 통해 자회사로 편입, 올 1분기 기준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첫 작품인 다크스워드를 먼저 선보일 시장으로 중국을 낙점한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다. 현재 중국에선 VR기기가 200만대 이상이 판매됐으며 정부에서도 2025년까지 VR기기를 2500만대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신 대표는 “중국 VR 시장은 아직 작지만 서구권보다도 더 커질 수 있다고 본다”며 “애플의 새 기기가 출시되면 보급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VR 게임 가운데 액션 RPG는 드물어 장르 개척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재 VR게임 시장은 기기 이용자 연령층이 낮아 리듬 음악 게임이나 캐주얼, FPS(1인칭 슈팅 게임) 장르가 인기다.

그럼에도 신 대표가 첫 VR 게임 장르로 액션 RPG를 택한 이유는 블레이드2 개발을 통해 축적한 장르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신 대표는 “빠르게 개발하고 시장에 진입하자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있는 장르를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영헌 COO는 “모바일, 게임들이 진화했던 과정을 보면 캐주얼 게임이 관심을 모은 다음에는 하드한 게임들이 인기를 얻었다"라며 "VR 시장에서 액션 RPG도 매니아들이 형성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현재 20대~40대 남성이 주된 이용층”이라고 덧붙였다.

컴투스로카에는 VR 게임 개발 이력이 있는 직원이 전무하다. 반면 다크스워드 순수 개발기간은 1년, 스토어 입점에 소요된 기간은 6개월에 불과했다. 신 대표는 “내부 직원은 17명이지만 호흡을 오랫동안 맞춰왔고 이들 가운데 VR게임을 만들어본 인력은 없다. 그럼에도 단기간에 성과를 냈다는 게 고무적”이라고 평했다.

이같은 성과는 ‘게임’에 진심인 개발자 출신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김 CTO는 “우리가 전문 게임팀으로서 VR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게임'을 만든다는 데에만 집중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VR 플랫폼 특성상 개발에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 CTO는 “VR게임은 플레이어들이 어디를 바라볼지를 예상할 수가 없다”며 “이에 게임 공간을 잘 꾸며야 했고, VR게임 고질적 문제인 멀미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동속도를 줄이고 수직 이동 방식으로 진입장벽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컴투스로카 이영헌 COO, 신현승 대표, 김동원 CTO (사진=컴투스) *재판매 및 DB 금지

"진짜 활 쏘는 것 같네"…게임성에 집중해 몰입감 높여

이용자들은 다크스워드의 타격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컴투스로카가 물리엔진보다는 게임성에 집중한 결과다. 기자가 다크스워드를 짧게 체험해본 결과 실제로 활을 잡아당기는 듯한 현실감이 인상적이었다. 아울러 검을 휘두르고 방패로 막으며 몬스터와 근접전투를 할 때는 전투장에 있는 듯한 생동감을 줘 VR게임만의 재미를 끌어올렸다.

신 대표는 “VR게임이 물리엔진을 기반으로 만들어지지만 이를 최소화하고 일반 게임을 만들 듯이 액션성에 초점을 많이 뒀다”고 설명했다. 또 김 CTO는 “예를 들어 물리엔진은 검을 휘두를 때 검이 어디엔가 걸린다는 느낌이 있는데, 이를 단순화시키고 타격감에 집중해 몰입감을 높인 것”이라고 부연했다.

컴투스로카는 VR게임의 수익모델 창출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이미 중국에서는 다크스워드 코스튬을 부분 유료화로 판매하고 있다. 신 대표는 “코스튬 등 부분 유료화 장치를 조금씩 넣어 거부감이 없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이미 메타스토어는 부분유료화를 통해 수익을 내는 게임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향후 다크스워드는 이용자간전투(PvP),이용자간환경(PvE) 콘텐츠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달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게임쇼 ‘차이나조이’에 피코를 통해 다크스워드를 출품해 이용자들과 접점을 마련한다. 향후 출시될 애플과 삼성전자의 새 MR기기 입점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 준비도 마쳤다.

컴투스로카의 궁극적 목표는 믿고 즐기는 VR게임 개발사가 되는 것이다. 신 대표는 “장기적으로 시장이 커지고 매출로 성과가 나오는 게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VR기기를 산 이용자들이 다크스워드를 당연히 구매하는 것을 2~3년 내 이루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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