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은 땅따먹기가 아니다”...허지웅,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 극단적 선택 애도

방송인 허지웅. 허지웅 인스타그램 캡처

 
방송인 겸 작가 허지웅이 사망한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를 추모하며 교권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소재 초등학교 교실에서 교사 A(23)씨가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그의 비보가 전해지자, 해당 학교 정문 앞에는 포스트잇, 꽃다발 등을 놓으며 추모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 초등학교 교사들은 20일 오후 3시부터 이 초등학교에 모여 추모제를 이어갈 계획이다. 

허지웅은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이번 사건과 관련된 생각을 전했다.

그는 “젊은 교사의 삶이 자신이 가르치던 교실에서 영원히 멈춰섰다. 다른 무엇보다 장소가 가장 마음 아프다. 그곳이 아니면 개인적인 사유로 취급되거나 묻힐 거라 여긴 것”이라고 슬퍼했다.

이어 “뉴스에서는 교권 추락이라는 말이 나온다. 학생들의 인권이 올라간 탓에 교사들의 인권이 떨어졌다는 의미일 것. 교권이라는 말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허지웅은 “누군가의 인권을 되찾는 일이 다른 누군가의 인권을 위협했다면 그건 애초 인권의 문제가 아니었다며 인권은 나눌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권은 누가 더 많이 누리려고 애쓸 수 있는 땅따먹기가 아니다. 잘못된 말의 쓰임과 인플레가 문제를 더욱 해결하기 어렵게 만든다”며 “이런 현상이 교실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 “과거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이 당했던 폭력과 부조리를 정상으로 애써 돌려놓았다면, 그간 악습으로 위태롭게 눌러왔던 것들을 원칙과 절차를 통해 규제할 수 있는 엄정한 도구 또한 함께 고민했어야 한다. 그러나 그와 같은 룰은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탄식했다.

허지웅은 “그런 이야기를 꺼내면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우리 정서가 원칙보다 죽음에 더 가깝습니까. 보나마나 서로 탓을 돌리는 정치권과 진영의 공방이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저는 남탓을 하기보다 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결과물을 가지고 나올 쪽에 서겠다”며 고인이 된 교사의 명복을 빌었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mary170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