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필요 없는 휴대전화 재난 방송…실현될 수 있을까
■ 데이터 없어도 본다…내 손 안의 재난방송 TV
최근 집중호우로 전국에 비 피해가 잇따르면서, 빠르고 정확한 '재난 정보'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습니다.
앞서 2016년 9월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강진으로 일부 지역에서 인터넷과 통신이 마비되는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통신망 과부하로 일부 지역에서는 휴대전화 통화나 카카오톡 연결이 지연되고, 긴급재난 문자가 일부 미발송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재난 재해가 닥칠 경우, 가장 중요한 건 현장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실시간 정보입니다.
어느 지역이 위험하고,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추가 위험은 없는지 등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상황에서 통신망이 두절되면 현장에 있는 시민들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KBS는 재난방송주관방송사로서 통신망 마비 등으로 재난 정보 접근이 제한되는 'UHD 모바일 방송'을 준비해 왔습니다.
UHD 모바일 방송이란 스마트폰이나 자동차(자율주행차) 등의 단말기에서 전파를 직접 수신해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입니다.
스마트폰이나 자율주행차량에 TV 수신 기능이 내장된 칩만 꽂으면 곧바로 TV 전파를 수신할 수 있기 때문에, 통신망이 없어도 재난방송 시청이 가능합니다.
심각한 재난으로 통신망이 두절된 지역에서도 원활하게 수신이 가능한 건 지상파 방송일 수밖에 없습니다.
KBS는 시청자들이 언제 어디에서든 재난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9-2 재난 전문채널을 5G 전파로도 송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정부 국책 사업으로 관련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5G 방식으로 UHD TV를 시청할 수 있지만, TV 전파를 직접 수신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모바일 데이터는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 기술 개발 마쳤지만…상용화 문턱 못 넘을 수도
KBS는 차세대 방송망과 5G 전파를 연동해 전송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2020년부터 올해까지 4년 동안 정부로부터 총 94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았습니다.
이와 별도로 통신장비 기업인 퀄컴 등도 지상파 수신이 가능한 수신칩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양사의 기술 개발 일정에 차질이 없다면 5G 스마트폰으로 재난방송 등 TV를 시청하는 서비스는 2027년 상용화 가능성이 큰 상태입니다.
KBS는 이에 따라 표준화와 상용화를 목표로 추가 연구개발을 할 계획이었지만, 사업 진행이 벽에 부딪혔습니다.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전국 어디서든 TV 전파를 통해 UHD 모바일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하려면 35개의 송중계기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송중계기 설치 비용으로 750억 원이 필요한 상황인데, 방송법 시행령 개정으로 인한 TV 수신료 분리 징수가 걸림돌이 됐습니다.
현재 송중계기 설치 비용은 수신료 수입을 포함한 KBS 재원에서 부담하고 있어, TV 수신료가 분리 징수되면서 재원 규모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당장 신규 투자는 모두 중단될 수밖에 없고, UHD 모바일 방송을 위한 송중계기의 설치 역시 미뤄지거나 시도조차 못 할 수 있습니다.
■ 재난 상황에서 UHD 모바일 방송 중요…"필요한 사람에게 정확한 안내 가능"
디지털 TV 표준화 단체인 ATSC의 마들렌 놀랜드 의장은 "재난 상황에서 UHD 모바일 방송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실제 재난 안내 문자를 받거나 라디오를 듣더라도 당장 필요한 정보를 얻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마들렌 의장은 "UHD TV는 재난 상황에 더 많은 정보를 주도록 설계됐다"며 "UHD 모바일 방송은 자막이나 지도 등을 활용해 현재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필요한 사람에게 정보를 정확하게 안내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마들렌 의장은 "비상 상황이 발생할 때 꼭 필요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UHD 모바일 TV는 이런 타깃 메시지를 전송하는 게 가능하고, 사람들이 생존하는 데 꼭 필요한 정보만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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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인 기자 (row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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