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입양 한인 "친가족이 데려갈 형편이 아니라고 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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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많은 한 아주머니가 저를 대구의 한 경찰서로 데려갔어요. 경찰서에서는 선생님과 연락이 닿았죠. 선생님이 가족에게 연락했지만, 가족들은 저를 데려갈 형편이 아니라고 했대요."
프랑스 입양 한인 프랑스와즈 라쿠(한국명 장금순·59) 씨는 20일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에 보낸 뿌리 찾기 사연을 통해 가족과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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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나이 많은 한 아주머니가 저를 대구의 한 경찰서로 데려갔어요. 경찰서에서는 선생님과 연락이 닿았죠. 선생님이 가족에게 연락했지만, 가족들은 저를 데려갈 형편이 아니라고 했대요."
프랑스 입양 한인 프랑스와즈 라쿠(한국명 장금순·59) 씨는 20일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에 보낸 뿌리 찾기 사연을 통해 가족과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5남매 중 넷째인 장씨는 네 살 때 부모가 이혼하자 경북 문경시 점촌동의 가족 농지에 벼농사를 크게 하던 작은아버지의 집에서 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장씨의 아버지는 한쪽 다리를 쓸 수 없어 농사일을 거들 수는 없었다.
장씨는 "작은아버지는 자식이 둘이었다"며 "작은어머니는 요리 솜씨가 좋았고, 아버지와 제가 지내던 별채로 매일 매끼 식사를 가져다줬다"고 말했다.
문경국민학교 입학해 평범하게 학교생활을 하던 장씨는 8∼9살쯤 동네에 살던 한 젊은 아주머니를 따라 기차를 타고 대구에 갔다가 가족과 헤어졌다.
당시 대구의 한 가정집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아주머니의 딸을 만나러 갔는데, 아주머니는 장씨를 그 집에 혼자 놔두고 밤중에 떠난 것이다.
장씨는 "고향을 잃고 버려져 고통스러웠다"고 고백했다.
그는 낯선 곳에서 학대당하지는 않았고, 귀여움을 받으며 한동안 잘 지냈다.
장씨는 1년 정도 지난 1973년 4월 아버지를 찾겠다는 마음으로 아주머니의 집을 나왔다.
그러나 길을 잃고 헤매다가 경찰서에 인계됐고, 대구의 백백합보육원을 거쳐 서울의 일삼보육원으로 보내졌다.
이후 같은 해 12월 15일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프랑스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장씨는 출생과 함께 한국을 떠난 다른 국외 입양인들과 달리 다소 늦은 나이에 입양됐기 때문에 입양 전 기억이 비교적 자세한 편이다.
장씨의 원래 한국 생년월일은 1964년 4월 17일이지만, 프랑스 기록상으로는 1973년 12월 16일이다.
이날은 장씨가 프랑스에 도착한 날이다. 양부모는 그의 나이가 발육 상태와 맞지 않다는 것을 알고 본래 나이를 되찾아줬다고 한다.
한국 출생일이 임의로 작성된 것을 안 양부모는 골격, 치아, 심리검사 등을 받게 한 후 생년월일을 정정하게 했다. 검사를 담당한 전문가들도 모두 장씨가 1964년생이 아니라 1967년생이라는 데 동의했다.
장씨는 "나이에 비해 키도 컸기에 양부모는 제 모든 정보가 잘못된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때부터 저는 1967년 12월 16일에 서울에서 태어난 것으로 됐다"고 설명했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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