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 미군 ‘지옥의 불시착’ 예견한 태영호 “생각지 않았던 일들이 벌어질 것”
트래비스 킹 이병 월북 ‘계획적’이었을 가능성에 무게…美 언론 ‘사전 승인 없었음’ 강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 중 군사분계선 넘어 월북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 행보가 ‘지옥의 불시착’이 될 거라 예측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가보니 생각지도 않았던 지옥의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고 재차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영국 런던 주재 북한대사관 영사 출신인 태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본인이 그곳이 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가봤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그런 지옥의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자의 추후 절차 질문에는 “이번 주까지는 방에 가둬놓고 밥이나 넣어주면서 일이 있는지 없는지, 건강 상태를 지켜보고 아무런 증상이 없으면 그다음부터는 본격적인 심문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봤다.
태 의원은 킹 이병 취조 중 인권 탄압 같은 일이 있을지 진행자가 묻자, “이번 경우는 임무수행 중 불시착을 한 건 아니고 본인 스스로 넘어간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큰 인권 탄압은 없을 것 같다”며 “(다만) 군사정보 같은 걸 요구했을 때 본인이 숨기려는 기색이 보인다든가, 이럴 때는 약간의 인권 탄압이나 위협이 있을 수는 있다”고 답했다.
앞서 태 의원은 지난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월북 미 장병 오늘부터 '지옥의 불시착' 시작될 것’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본인이 어떤 이유로 월북했는지 알 수 없으나, 며칠 지나면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유로운 사회에서 살던 사람이 북한에 관광객으로 들어가도 며칠이면 지나친 통제 때문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며 “월북 미군 장병이라면 첫날부터 구금 생활이 시작돼 미칠 지경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은 이번 사건이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가 열리고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이 방한한 날에 일어나 미군 체면을 구길 호재를 만났다고 기뻐할 것”이라며 “미군 장병이 돌려보내 달라고 북한에 요구해도 돌려보내 줄지 미지수”라고도 짚었다.
북한과 중국 국경을 통해 넘어온 미국인을 돌려보낸 사례는 있지만 자진 월북한 것으로 보이는 미군은 현재 기술적으로 전쟁상태에서 적군이 투항한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돌려보내기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다.
다만, “미군 장병의 존재는 북한에 장기적으로 가성비가 낮아 골칫덩어리일 수밖에 없다”며 “그 사람을 위해 전문 경호 및 감시팀이 꾸려지고 통역관을 배치해야 하며 숙소 등을 챙겨야 한다”는 말과 함께 킹 이병의 계급을 들어 북한에 득 될 게 없다는 취지로 밝혔다.
태 의원은 “한미의 대북정책에 반발하는 북한이 월북한 미군을 당장 돌려보낼 가능성은 낮지만, 그의 인권을 위해 미국은 송환 협상을 벌여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평양에 있는 외국 대사관을 통해 영사접근도 시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킹 이병의 모친이 송환 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점도 부연했다.
지금까지 킹 이병의 월북은 계획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2021년부터 군복무를 시작하고도 계급이 이병에 머무른 데는 그간 연루된 사건과 그에 따른 징계 등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며, 징계건으로 미국 텍사스주로 이송될 예정이던 킹 이병이 공항에서 이탈한 뒤 JSA 견학에 참여 과정에서 군사분계선 넘은 점들을 종합한 해석이다.
하지만 킹 이병이 공항을 빠져나와 어떻게 JSA 견학까지 합류할 수 있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미스터리다. 미군 당국자들은 킹이 고의로 북한에 들어갔다고 밝혔지만, 그가 JSA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상세 경위를 설명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킹 이병은 한국에서 폭행 혐의로 거의 두달간 구금됐다가 지난 10일 풀려났는데 구체적 이유는 공식 확인되지 않았으며, 미국 ABC 방송은 관리들을 인용해 킹 이병이 한국에서 현지인들과 말다툼을 한 뒤 수용시설에 47일간 구금됐고 석방 후 한국 내 미군기지에서 약 1주일 동안 감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 마포구에서 폭행 사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차를 수차례 걷어차 망가뜨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올해 2월 서울서부지법에서 벌금 500만원도 선고됐다.
킹 이병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외신들은 현지 기사에서 ‘고의로 그리고 사전 승인 없이(willfully and without prior authorization)’ 군사분계선 넘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과거 킹 이병에게 폭행과 구금 사례가 있었던 점도 포함했다.
일주일에 4회(화·수·금·토), 한 번에 40명씩 한국인과 미국인 등을 대상으로 JSA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유엔군사령부는 이 사건 직후 프로그램을 취소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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