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대외정보국장 "러 체제 균열…푸틴, 체면 지키려 프리고진과 타협"

강영진 기자 2023. 7. 2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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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 용병그룹의 반란 뒤 권력구조에 "균열"이 생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압박을 받고 있으며 그가 체면을 지키기 위해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대표와 타협했다고 영국 대외정보국(MI6) 국장과 외교부 장관이 밝힌 것으로 미 언론들이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체코 프라하의 봄 55주년 기념일을 맞아 프라하 주재 영국 대사관에서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와 인터뷰한 리처드 무어 MI6국장은 프리고진의 반란이 푸틴 20년 집권 동안 최대의 위기였다면서 "푸틴이 압박을 받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프리고진은 온전히 푸틴이 만들어낸 인물인데 그에게 등을 돌렸다. 푸틴은 프리고진에 반격하지 않고 체면을 지키기 위해 프리고진에게 벨라루스에 근거지를 마련해 주는 타협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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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당일 역적 프리고진, 저녁에 사면 며칠 뒤 푸틴 면담
"반란에 햄릿처럼 오락가락하던 푸틴이 현실 깨닫고 타협"
영 외교 "권력 균열이 서방이 아닌 러에서 먼저 발생" 강조
[런던=AP/뉴시스] 영국의 국외 정보 수집 담당 국가정보기관인 MI6의 리처드 무어 국장이 19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그너용병그룹의 반란으로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3.07.20.


[서울=뉴시스] 강영진 이명동 기자 = 바그너 용병그룹의 반란 뒤 권력구조에 "균열"이 생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압박을 받고 있으며 그가 체면을 지키기 위해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대표와 타협했다고 영국 대외정보국(MI6) 국장과 외교부 장관이 밝힌 것으로 미 언론들이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체코 프라하의 봄 55주년 기념일을 맞아 프라하 주재 영국 대사관에서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와 인터뷰한 리처드 무어 MI6국장은 프리고진의 반란이 푸틴 20년 집권 동안 최대의 위기였다면서 "푸틴이 압박을 받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프리고진은 온전히 푸틴이 만들어낸 인물인데 그에게 등을 돌렸다. 푸틴은 프리고진에 반격하지 않고 체면을 지키기 위해 프리고진에게 벨라루스에 근거지를 마련해 주는 타협을 했다"고 말했다.

프리고진 아침엔 역적, 저녁엔 사면, 며칠 뒤 푸틴 면담

그는 반란 당일 "아침에 역적이었던 프리고진이 저녁엔 사면됐고 며칠 뒤에는 푸틴의 초청을 받아 면담했다. MI6 국장으로서도 누가 남고 배제됐는지 파악하기 힘든 일이 진행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어 국장은 또 "푸틴이 햄릿처럼 오락가락하다가 현실을 인식하고 타협했다"고 강조했다.

미 콜로라도주 아스펜에서 열린 국가안보회의에 참석한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교장관도 "반란은 좋은 모습이 아니다. 푸틴이 절대 상황이 정상적이거나 좋은 소식으로 포장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최초의 두드러진 균열이 우크라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연합(EU) 등에서가 아닌 러시아 체제에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아프가니스탄 패배 되풀이 조짐

클레벌리 장관은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패배하고 철수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지금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는 징후가 보인다"고 덧붙였다.

영국 고위 당국자 2명이 이 같은 평가를 내놓은 것은 영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예상보다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승전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는 것을 막으려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지난 주 "푸틴은 이미 전쟁에서 졌다"고 말했으며 마크 밀리 미 합동참모의장도 지난 18일 "러시아군의 지휘통제 시스템이 전략적 혼란을 겪고 있으며 어려움에 처해 있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스펜 회의에서는 이 같은 좋은 분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팽배했다. 우크라이나의 지지부진한 대반격에 대한 우려가 공식, 비공식적으로 제기돼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이 조기에 승리하지 못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다는 의문이 제기됐다.

한편 무어 국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불만을 품은 다수의 러시아인을 정보원으로 모집했다며, 더 많은 러시아인이 MI6에 합류할 것을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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