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부동산 위기에 증권사 임원 소집…“적극 대응해달라”

리스크 관리 취약 증권사, 별도 관리 방안 금감원에 제출·최고경영자(CEO) 개별 면담

금융감독원이 부동산 익스포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주요 증권사 임원을 소집했다. 금감원은 증권사에 부실채권을 조속히 상각하고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일 금융감독원이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국내 10개 증권사의 최고리스크담당자(CRO) 및 기업금융(IB) 담당 임원과 ‘부동산 익스포저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금융감독원 제공

20일 금감원은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국내 10개 증권사의 최고리스크담당자(CRO) 및 기업금융(IB) 담당 임원과 ‘부동산 익스포저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황선오 금감원 금융투자 부원장보는 “과도한 수준의 연체율이 지속될 경우 증권업계 전체에 대한 평판이 약화되면서 자금 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고 했다.

금감원은 증권사들에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자산건전성을 추정손실로 분류한 부실채권을 조속히 상각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사업성 저하로 부실이 우려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해서도 외부 매각, 재구조화로 신속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PF 채무 보증의 장기 대출 전환도 각 사의 일정에 따라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간담회에서 금감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손실 흡수 능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출 만기 연장이나 인허가 지연으로 사업 진행이 불투명한 브릿지론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야 한다고 했다. 부도율(PD) 적용 시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을 반영해 충당금 산정 기준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도 했다. 특히 해외 대체 투자는 건별 금액이 크고 지분이나 중·후순위 대출이 많아 건전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상시 자체 점검을 당부했다.

금감원은 마지막으로 투자자 피해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해달라고 주문했다. 부실 발생 시 투자 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담보, 보증, 보험 등 투자자의 권리 구제 장치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뜻에서다.

간담회에서 금감원은 리테일 채널을 통해 상품화하는 경우 엄격한 심사 절차를 적용하고 판매 과정에서 각종 투자 위험이 빠짐없이 설명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거액의 투자 건을 다수의 개인 투자자에게 나눠 판매하는 과정에서 공모 규제 위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내부통제절차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증권업계는 금감원의 문제 인식과 대응 방안의 방향성에 공감했다. 금감원은 “부동산 익스포저 부실화가 증권사의 건전성과 유동성 리스크 확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더욱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가 취약한 증권사는 별도 관리 방안을 제출토록 하고 최고경영자(CEO) 개별 면담을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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