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한·미·일 정상회의 8월 중 미국에서 개최”
독자 한미일 정상회담은 처음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8월 중 미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대통령실이 20일 밝혔다. 한·미·일 정상이 국제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한 적은 있지만, 3국 회담만을 위해 모이는 것은 처음이다. 3국 정상회담은 다음달 18일, 미 워싱턴DC 인근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날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는 3국 간 조율을 거쳐 빠른 시일 내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7국(G7)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워싱턴DC로 초청하겠다고 제안하면서 3국 정상회의가 성사됐다. 다자회의를 포함하면 한·미·일 정상회의는 이번이 네번째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하순 국빈 방미 이후 약 4개월 만에 다시 미국을 찾게 됐다.
3국 정상회의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3국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방안 등이 집중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작년 11월 한·미·일 정상은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를 가동하는 ‘프놈펜 성명’을 채택했고, 지난달 3국 국방장관이 만나 이를 연내에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선 이를 조기 도입하기 위해 3국 협의체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협의체가 마련되면 한국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지난 18일 서울에서 출범한 한미 핵협의그룹(NCG)과 함께 한·미·일 협의체도 동시 가동된다.
미사일 방어 훈련 등 3국 간 안보 협력 확대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18일 NCG 출범 후 브리핑에서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3국 간 안보협력 문제, 기타 경제 안보 문제, 교류 문제 같은 것이 포괄적으로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안보와 관련해서도 반도체 공급망 구축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민주주의 진영 국가와 공조를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 개최 장소로 유력한 캠프 데이비드는 워싱턴DC 인근의 메릴랜드주 캐톡틴 산맥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미 대통령이 주말이나 여름휴가 때 찾아 휴식을 취하는 장소다. 3국 정상이 개인적 친분을 심화하면서 동시에 북한·중국·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에 대항해 자유민주주의 진영 결속을 과시하는 효과도 있다.
지난 2008년 4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처음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한미 정상회담이 이곳에서 열렸다. 1978년 9월 지미 카터 대통령이 이집트 대통령과 이스라엘 총리를 동시에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해 평화 협정을 맺는 등 이곳은 외교사에서 중요한 결정이 내려진 상징적 장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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