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무증상 확률 높이는 바이러스 찾았다”

美 연구팀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 5명 중 1명 ‘HLA 변이 유전자’ 보유”
코로나바이러스 신속히 제거하는 면역 체계 특징 규명 기대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에 걸려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을 높여주는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다. 코로나19 면역 체계의 특징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질 홀렌바흐 교수팀은 20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감염 후 무증상을 보이는 5명 중 1명은 인간 백혈구 항원(HLA) 유전자 변이가 있으며, 이 변이가 있는 사람은 무증상 확률이 8배 이상 높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 중 최소 20%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 기존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HLA 변이가 코로나19 무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혈액 표본이 있는 골수 등록자 2만9947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코로나19 감염 및 증상 등을 추적했다. 그 결과, 연구 기간에 백신 미접종자 중 1428명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 중 136명은 증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증상 감염자들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5명 중 1명은 ‘HLA-B*15:01’이라는 HLA 변이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변이를 부모로부터 모두 물려받아 한 쌍이 있을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무증상을 유지할 확률이 8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전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없는 ‘HLA-B*15:01’ 보유자는 다른 계절성 코로나바이러스의 단백질과 일부 염기서열이 같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에 반응하는 면역 T세포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이전에 계절성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있는 ‘HLA-B*15:01’ 보유자의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이미 보유하고 있으며, 감염 후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빠르게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무증상 환자들을 연구하면 감염 후 코로나바이러스를 빠르게 제거하는 면역 체계의 특징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홀렌바흐 교수는 "HLA 변이는 코로나19 무증상의 이면에 있는 유전자 수수께끼의 한 조각에 불과할 수 있다"며 "면역 반응에 대한 이번 연구가 새로운 치료법과 백신 개발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