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월북’에 난처해진 바이든…웜비어 유족 “바이든, 행동에 나서라”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 무단 월북한 미군 트래비스 킹 사건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난처하게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입을 꾹 다문 채 고민에 빠졌다.

앞서 지난 2016년 북한에 억류됐다 이듬해 혼수상태로 석방된 뒤 결국 숨진 오토 웜비어의 가족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트래비스의 송환을 위한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19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경쟁위원회 행사 연설 직전 취재진으로부터 트래비스와 관련한 질문을 받아지면 모두 답하지 않았다.

백악관 공동 취재단은 “바이든 대통령은 트래비스가 북한으로 넘어갈 때 망명 의도가 있었다고 보느냐는 여러 차례의 질문을 무시했다”고 전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백악관과 국방부, 국무부, 유엔이 모두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공조하고 있다”면서도 “트래비스의 안위와 소재를 놓고 여전히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어떠한 연락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웜비어 유족은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며 트래비스 가족을 위로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는 트래비스가 인질이나 정치범이 될 수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웜비어는 지난 2016년 1월 단체 관광으로 북한을 찾았다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2017년 6월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의료진과 함께 평양을 방문해 웜비어를 데리고 왔다.

하지만 혼수상태로 석방된 웜비어는 귀환 엿새 만에 숨졌다. 미국은 이후 북한을 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했다.

BBC는 이번 월북 사건으로 2021년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후순위로 밀렸던 북한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은 언제든 국제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수 있단 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관심을 더 끌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BBC는 “만약 트래비스가 강제로 구금됐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그를 석방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는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며 “북한은 분명 그를 선전 도구로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트래비스의 가족들은 “트래비스가 빨리 미국으로 돌아오길 바랄뿐”이라고 밝혔다.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