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웃도는 실적에도 실망한 시장…테슬라 주가 5% 급락
영업이익률도 다섯 분기 만에 최저로
할인 정책 수익성에 의구심 제기돼
테슬라가 올해 2분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힘을 쓰지 못했다.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은 시장이 우려했던 만큼 매출과 이익을 끌어내리진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익률이 약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악화했다는 점에서 장기 수익 전망에는 물음표가 찍히게 됐다. 사이버트럭, 로보택시 등 신제품 출시 계획이 구체화되지 못한 데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감도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일보다 2.08달러(0.71%) 내린 291.26달러에 마감했다. 장 마감 후 2분기 실적이 공개됐지만, 주가는 반등하지 못했다. 오후 8시(현지시간) 기준 시간 외 거래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 대비 4.2% 하락 중이다. 낙폭은 장중 5% 가까이 커지기도 했다.
연초 여러 차례 단행한 가격 인하로 테슬라의 이익률이 뒷걸음질한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2분기 테슬라의 매출총이익률(gross profit margin)은 18.2%로, 시장 컨센서스(18.8%)를 밑돌았다. 전년 동기(26.2%)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하락한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7년 말 이후 최저치”라고 전했다. 매출총이익률은 테슬라 수익성의 핵심 가늠자로 꼽히는 지표다.
영업이익률 역시 9.6%로, 다섯 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이 수치는 14.6%였다.
이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7% 불어난 249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신차 인도량 증가율(83%)에는 못 미쳤다는 지적이다. 테슬라 제품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약 5만6000달러(7098만원)에서 올 2분기 기준 약 4만5000달러(5704만원)까지 내린 상태다.
월가에선 테슬라의 할인 전략이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AP통신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과감한 도박(big betting)’은 엇갈린 결과를 낳았다”며 “할인 정책이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매출을 밀어 올릴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테슬라의 주요 과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자크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애널리스트들과의 통화에서 이익률 하락이 “보통(modest)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장 업그레이드에 따른 유휴비 증가가 예상되지만, 이를 가능한 한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매출총이익률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테슬라는 올해 여름 제조 설비 업그레이드를 위한 공장 셧다운(가동 중단)을 계획하고 있다. 이 때문에 3분기 생산량이 후퇴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머스크 CEO는 “올해 180만대의 차량을 인도하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 목표치는 1년 전보다 약 50% 많은 수준이다.
차기 수익창출원으로 꼽히는 사이버트럭, 로보택시 등의 세부 사양과 출시 시점 등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도 실망감을 더하는 요소였다고 CNBC 방송이 지적했다. 테슬라 측은 “사이버트럭 생산을 위한 공장 준비 작업이 궤도에 올랐지만, 아직 실제 생산은 (판매용이 아닌) 출시 후보 차량만 이뤄지고 있다”고 알렸다. 가격 관련 정보도 일절 공개되지 않았다.
머스크 CEO는 사이버트럭에 “1만개의 독특한 부품과 프로세스를 포함한 여러 신기술이 포함될 것”이라며 “올해 인도를 시작해 내년부터는 대량 생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고 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테슬라는 16일 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직전 분기(15일 치)보다 늘었고, 1년 전 같은 기간(4일 치)과 비교하면 4배로 불어났다.
시장조사업체 CFRA 리서치의 개럿 넬슨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 인터뷰에서 “수익 수준은 상당하지만, 올해 생산 규모에 대한 가이던스의 변동이 없는 상황에선 특별하지 않다(uneventful)”면서 “올해 증시에서 테슬라가 보여준 눈부신 실적으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약 137% 상승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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